개혁·친시장 인사 퇴출… 경제정책 일방통행 심화될듯
2022.10.23 18:06
수정 : 2022.10.23 18:43기사원문
■권력분산 사라진 '최고지도부'
중국 공산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새로운 최고 권력기관인 20기 중앙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 즉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고 시 주석을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했다.
시 주석에 이어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서기가 순서대로 입장했고 시 주석의 호명 순서도 같았다.
관례에 비춰 이들은 모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다. 서열은 통상 입장 순서대로 정해진다. 이 경우 직책과 서열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19기 상무위원 때는 기율위가 상무부총리보다 먼저 무대에 등장해 서열이 앞서 있음을 나타냈다. 다만 확실한 업무분장은 내년 3월에 드러난다.
20기 상무위원 면면의 특징은 권력분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세력이 한 명도 없고 모두 오랫동안 시 주석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리창과 함께 총리 물망에 올랐던 후춘화 부총리는 결국 상무위원 진입이 좌절됐다. 후 부총리는 후진타오 전 총리가 '격대지정'(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지명해 권력투쟁 폐단을 막는 권력 승계방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진타오 계열로 분류된다. 이로써 리커창 총리, 왕양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함께 후진타오 계열로 분류됐던 인사들은 모두 낙마하는 모양새가 됐다.
후진타오는 전날 열린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에서 돌연 퇴장했다. 관영매체는 건강상 이유라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인사에 불만을 느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후춘화는 리 총리, 왕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더불어 중국 정치의 3대 계파 중 하나인 공청단 출신이다. 따라서 신임 지도부에 공청단 출신도 사라지게 됐다. 후춘화는 정치국 아래인 중앙정치국 위원 24명(1명 줄어듦)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은 정치국에 여럿 들어갔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집권 3기는 20차 당 대회와 20기 중앙위원회 1중전회에서 '시진핑 1인 독주 천하'를 명확히 드러냈다. 당 대회 폐막식의 당장 개정안 결의문은 '시진핑 핵심' '시진핑 지위 확립과 수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이 수차례 강조됐다. 또 이를 위한 이른바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를 당장(당헌) 개정안에 명시했다.
결의문에서 밝힌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 핵심 지위 확립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한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집중통일영도(덩샤오핑 이후 정착된 집단지도체제 대조 개념)를 수호한다는 뜻이다. 결국 '두 개의 확립과 수호'는 모든 것이 '원톱'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며 권력분산은 사실상 소멸됐다는 의미다.
결의문은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세계 일류 강군을 건설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한 뒤 금세기 중반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어 나가기로 당장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만장일치 통과됐으며 곧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경제·미국견제 등 숙제 산적
집권 3기가 견제세력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출범을 알렸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적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경제다.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에 대해 건강한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나 지표는 3·4분기마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기관들은 3%대 중반 아래까지 경제성장률이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목표치 5.5% 안팎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타격의 1순위는 중국식 초강력 정책인 제로코로나가 지목된다. 확진자 1명만 나와도 무차별 봉쇄를 가하는 방식은 생산과 물류이동 등 경제 주체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줬다. 미국 등 외국 기업의 탈중국 사례도 빈번하게 보도된다. 사실상 경제를 포기하면서도 강행한 제로코로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jj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