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또 사고' 뒤늦게 칼빼든 정부...식품 계열사 강력 기획감독
2022.10.23 19:38
수정 : 2022.10.23 19: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SPC그룹을 대상으로 강력한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예방하고 더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다며 23일 이같이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망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와는 별개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즉각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사고(7명 사망·1명 부상), SPC계열사 SPL 평택 공장 끼임 사고(1명 사망), SGC이테크 안성 물류센터 시공현장 붕괴 사고(3명 사망·2명 부상) 등 큰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40대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다쳤다.
이에 고용부는 SPC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장의 유해·위험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구조적인 원인을 점검·개선 지도하기로 했다.
SPC 계열사는 SPC삼립, 파리크라상, BR코리아, 샤니, 호남샤니, 에스팜, 설목장, 샌드팜, 호진지리산보천, 오션뷰팜, SPL, SPC팩(Pack) 등이 있다.
고용부는 이번 주 안에 감독 대상을 특정해 불시에 감독할 방침이다. 감독 대상을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SPL에서 SPC의 전체 식품·원료 계열사로 확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SPC 계열사의 약 70%가 식품·원료 사업을 한다"며 "전체 식품·원료 계열사를 점검한 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사업장을 집중적으로 감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C그룹뿐 아니라 식품 혼합기 등 위험한 기계·장비를 보유한 전국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24일부터 12월2일까지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정부는 13만5000개 사업장에 자율 점검·개선 기회를 주는 현장 지도를 한 뒤 4000여 사업장을 불시 감독할 계획이다. 감독 시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 사용 중지 명령 등 강력히 행정조치한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조치 개선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고용부는 기업 스스로 사고 예방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위험 기계·기구 등에 대한 안전검사·인증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올해 300인 미만 제조업체 등 2000여 사업장에 대해 시행 중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컨설팅'을 내년에는 50인 미만 제조업체 등 1만여 사업장으로 약 5배 확대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대기업일수록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사고를 예방해 나가야 하는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도 발생하지 않을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근로자 사망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