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자율주행 부문 모빌아이, IPO 뒤 첫 거래서 주가 폭등

      2022.10.27 02:48   수정 : 2022.10.27 06: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텔이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자율주행 사업부문 자회사 모빌아이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첫 거래에서 대박을 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빌아이는 상장 뒤 첫 거래일인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40% 가까이 폭등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이 어렵게 상장 과정을 거친 뒤에도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가 상향
모빌아이는 전날 밤 공모가를 주당 21달러로 책정하며 기업공개(IPO)가 이뤄졌다.

19일 주당 18~20달러를 전망한 바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공모가가 상향 조정됐다.
18~20달러로 공모가가 정해졌을 경우 시가총액은 143억~159억달러 수준이다.

모빌아이는 전날 공모주 발행으로 기업가치가 170억달러 수준으로 정해졌지만 이날 주가 폭등 덕에 시가총액이 220억달러를 넘었다.

모빌아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기업인 인텔이 500억달러 시가총액을 전망했지만 주식시장 폭락세 속에 기업가치 평가액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딜로직에 따르면 공모가가 당초 예상했던 목표치보다 높게 책정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모빌아이가 처음이다.

올해 IPO 자체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면서 투자자들도 신규상장에 큰 관심이 없어 공모가가 당초 목표보다 높게 정해지는 일이 없었다.

올해 IPO 최대 대어
비록 인텔이 기대한 500억달러 시가총액에는 못 미쳤지만 모빌아이는 올해 상장된 종목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올들어 상장된 첫 대형 기술주다.

다만 모빌아이 상장이 성공적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를 계기로 IPO 시장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 IPO 시장은 요동치는 주식시장과 임박한 경기침체 우려 속에 수 십년만에 최악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IPO, 94% 급감
딜로직에 따르면 미 주식시장에 전통적인 IPO 방식으로 올해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고작 74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94% 급감한 규모다.

지난주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도 올해 계획했던 IPO를 접었다.

어렵사리 상장을 했다고 해도 주식시장 급락세 속에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다.

피치북의 카일 스탠포드 애널리스트는 "IPO 시장이 생기를 띠려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하락하건, 금리 상승이 멈추건, 아니면 최소한 투자자들이 현재 상황을 더 잘 인식하건 간에 불확실성이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탠포드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IPO 시장 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비관했다.

최대 주주 인텔
인텔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가 있는 모빌아이를 2017년 153억달러에 사들였다.

전날 공모가 책정에서 모빌아이 시가총액이 약 170억달러에 이르게 되면서 5년 동안 17억달러 평가익을 거두게 됐다.

인텔이 모빌아이를 상장시키기는 했지만 경영권은 계속 유지한다.

공모주로 발행한 A주 대신 인텔은 A주에 비해 10배 표결권을 갖는 B주 7억5000여만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일반 주주들에게 제공한 모빌아이 지분은 단 5%에 불과하다.

인텔은 모빌아이 표결권의 99%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인텔은 모빌아이 공모주 발행으로 8억6100만달러 자금을 확보해 기술개발 실탄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모빌아이는 아직 적자 상태다.

자율주행기술 업체라고 간판을 내걸기는 했지만 '운전자 보조'에 가까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4억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순손실 규모를 1억96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좁혔다.


모빌아이는 이날 첫 거래를 공모가보다 7.97달러(37.95%) 폭등한 28.97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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