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된 일상.. "출퇴근 지옥철부터 과밀집 대책 다시 짜라"
2022.11.02 05:00
수정 : 2022.11.02 04: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핼러윈 축제 압사 참사로 인해 정부가 안전사고 우려가 높은 다중이용시설의 과밀화 해소를 위한 사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해제가 이뤄진 후 첫 핼러윈 행사였던 만큼 모처럼의 해방감과 축제를 만끽하고 싶은 인파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충분히 예고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이동 인파 분산조치 등이 미흡해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앞으로 인파가 집중되는 각종 행사 등에 대한 대응 메뉴얼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 경찰 인력배치 논란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달 30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선 이번 참사를 계기로 출·퇴근 시간대 옴짝달싹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지옥철(지하철 출퇴근시간대 혼잡 상황을 비유)을 비롯해 각종 축제나 행사 등 다중이용시설 과밀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당초 10만여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고됐지만, 정작 경찰과 지자체가 파견한 경비 인력으로는 사전 안전조치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특정공간 밀집도 높을땐 즉각 인력 투입"
이에 전문가들은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예고된 인재(人災)"라며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과밀집 현상을 타개할 사전 조치 등을 포함한 관련 대응 매뉴얼 개선을 촉구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태원지역의 경우 골목이 비좁고 상권이 밀집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고 통제가 없을 경우 다양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좀더 촘촘한 안전조치 이행이 필수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역시 다중이 특정 시간대에 밀집하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각종 축제 및 행사 등의 경우도 사람들이 과밀집되는 공간에 대한 안전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크게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1㎡(제곱미터) 당 적정 인원은 3명정도인데, 10명 이상이 될 경우 압사 사고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특히 "이런 경우, 공간에 대한 밀집도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며 "밀집도 관리를 하기 위해선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문제가 된 양방향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동선관리와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방향 통행시 서로 마주보며 많은 사람들이 지나기 때문에 자칫 넘어지거나 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은 특정 공간에 대한 밀집도를 강제적으로 개입해서 낮춰야 사고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어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각종 축제 및 행사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빨리 인파 대열에서 이탈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수천명, 수만명이 모이는 이런 장소에서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런 밀집 상황에서 현장의 조치 능력이 더 필요하다. 최소한의 인원과 임무를 기본적으로 설정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인원 추가 배치 등 문제를 즉각 해소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다"고 제언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