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은행 역할 늘려 부동산 안정 이끌어야"

      2022.11.02 18:12   수정 : 2022.11.02 18:47기사원문
"향후 토지은행이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적 토지수급관리시스템으로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2일 장인석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존에 토지은행은 공익을 위해 미래에 필요한 토지를 사전에 비축하는 일차원적 정책이었다"며 "토지은행의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1970년대부터 토지은행 설립을 법제화해 토지비축을 시행하고 있다. 비축은 자원의 유한성과 재화의 지역적 편재 등을 이유로 재화 가격이 불안정해질 때 정부와 공공부문이 주도적으로 해당 재화를 미리 확보하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사회간접자본의 신속한 건설을 위한 '공공개발용 토지비축'과 토지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조절용 토지비축'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장 위원은 "선진국의 토지은행이 효과적 도시계획을 위해 도입된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위해 공공개발용 토지의 신속한 공급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말 기준 우리나라 토지은행은 도로 건설,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토지를 비축했다.

그는 "다만 현재까지 공공개발용 토지비축에 한정되면서 토지은행의 중심축인 토지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조절용 토지비축은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실적이 전혀 없다"며 "정부가 토지시장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확보됐지만, 실질적 성과는 아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은행 기능 확대를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위원은 "토지은행은 공공성이 매우 높은 정책사업으로 분류되지만, 비축토지 매입재원은 제도 도입 이후부터 현재까지 정부 재정 및 보조금 투입 없이 LH 채권발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관리가 본격화될 경우 토지은행 사업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는 토지은행의 재원조달에 관한 실효성 높은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급조절용 토지비축이 부진한 것은 입지와 적정 규모 등 규정과 절차가 미비한 점도 있지만, 비축토지 확보 과정에서 인근 지역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 우려가 커 사업 추진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토지은행이 매입한 수급조절용 비축토지를 토지은행의 기초자산으로 장기 보유하고 관리해 수익을 창출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비축 대상을 토지에서 건물로 확대하고 이들 자산을 리츠(REITs), 신탁 등 부동산금융을 통해 토지은행 이익으로 투입하는 선순환 사업방식을 제안했다.


아울러 "인구감소에 따른 국지적인 도심 노후화, 빈집 증가 등 지자체 현안사항 해결방법으로 중앙정부보다 지자체가 설립한 토지은행 활용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자체의 토지은행 설립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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