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루 5차례 걸쳐 미사일 24발·포탄 100여발 등 도발(종합)

      2022.11.02 23:57   수정 : 2022.11.03 01: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이날만 5차례에 걸쳐 24발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엄정한 대응을 지시했고, 우리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 공해상에 대응사격으로 맞섰다.

북한은 이날 동·서 양측 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24발여를 쏜 데 이어, 동해 완충구역 내로 100여발의 포격을 가하는 등 연쇄 무력도발을 벌였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등 연쇄 도발은 지난달 28일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쏜 지 닷새 만에 벌어진 일이다.

특히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 가운데 1발은 동해 NLL 이남 수역에 떨어졌고, 이에 우리 군도 전투기를 띄워 대응에 나섰다.


■북한 오전에만 동·서해상 SRBM 등 17여발, 오후에 100여발 포격 이은 미사일 6여발 추가 도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51분경 북한 평안북도 정주시와 피현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4발을 포착했다.

이어 △오전 8시51분경엔 북한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3발이 포착됐다. 이 가운데 SRBM 3발 중 1발은 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탐지됐다. 강원도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약 57㎞, 울릉도로부턴 서북쪽으로 167㎞ 거리 지점이다.

△오전 9시12분경부턴 북한 동·서해안 양측에서 각각 해상을 향해 발사된 SRBM 및 지대공 미사일 등 10여발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후에도 △오후 1시27분쯤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북한이 쏜 포탄 100여발 탄착이 포착되는 등 무력도발이 이어졌다.

3시간여 잠잠하던 북한은 또다시 △오후 4시30분경~5시10분경 북한 선덕·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과일·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6발을 추가 발사했다.

이와 같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점은 동해안의 경우 함경남도 낙원·정평군 및 신포 일대, 그리고 서해안은 평안남도 온천군·화진리와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쏜 것으로 알려졌다.

■6년9개월만, 울릉도 지역 공습경보 우리 영해 바짝붙어 북 미사일 탄착
특히 이날 북한이 오전 8시51분경에 쏜 미사일 3발 중 1발이 울릉도 쪽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에 포착되면서 이와 연계된 행정안전부 민방공경보통제소를 통해 경북 울릉도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공습경보는 지난 2016년 2월 7일 북한의 '광명성 4호' 인공위성 발사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에 발령된 지 6년9개월 만이다.

북한은 그동안 동·서해안 접경지 일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탄도미사일이 동해 NLL 이남 수역에 탄착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상 각국의 '영해'가 기선(基線·기준선)으로부터 약 22㎞(12해리)까지의 해역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우리 영해에 바짝 붙어 떨어진 것이다.

이번 도발은 현재 부산항에 미국 전략자산인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SSN-722·6천t급)이 입항한 상태에서 이를 무시한 북한의 도발 감행으로도 평가된다.

이날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등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동해 완충구역 내로 떨어진 포격은 '9·19합의' 정면 위반이다. 북한이 하루 5차례에 걸쳐 이중 도발·이중 위반을 벌인 셈이다.

■우리 공군 전투기, 슬램-ER 등 공대지미사일 3발 대응
우리 군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에 따른 차원에서 △우리 공군 F-15K·K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 동해상을 향해 '슬램-ER'(사거리 278㎞) 등 공대지미사일 3발을 정밀 사격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발사지점부터 동해 NLL 이남 낙탄 지점까지와 같은 거리에 위치한 NLL 이북 동해 공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즉각 경고통신을 통해 북한의 "9·19합의 위반"을 지적하며 "도발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부터 전군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은 공동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해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승겸 합참의장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의 공조회의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공유하고 "북한의 위협·도발에 대한 연합방위태세를 더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도 '북 도발 관련 우리 군의 입장' 발표에서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 가운데 1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에 근접해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 군 당국은 '비질런트 스톰'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은 일체의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상투적인 적반하장식 공세를 펼쳐왔다.

■한미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 트집, 대형 도발 명분 쌓기 인 듯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날 도발은 표면적으론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총 240여대의 한·미 공중 전력이 참가한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겨냥한 반발이지만 북한은 이를 트집 잡아 7차 핵실험 강행 등 대형 도발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외무성 대변인과 1일 박정천 조선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은 이날 새벽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는데, 6시간 51분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로 이어졌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 10개월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발사와 공중무력시위, 포사격 등을 통해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무력도발을 벌여왔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 또한 언제든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통화를 하고 북한의 NLL 이남 미사일 발사가 유례없는 중대한 군사적 도발 행위임을 강조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미, 한·일 북핵 대표들도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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