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뱅크먼 프리드 "미안하다, 내가 일 망쳤다" 공식 사과

      2022.11.11 09:11   수정 : 2022.11.11 09: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파산 위기에 놓인 FTX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그는 9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조달을 모색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뱅크먼 프리드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내가 모든 일을 망쳤다. 더 잘했어야 했다"며 "더 많은 의사소통을 했어야 했지만 한동안 바이낸스와의 거래에 손이 묶여있었다"고 밝혔다.


FTX가 파산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지난 6일 뱅크런(가상자산 대량 인출) 사태에 대해서는 "애초에 생각한 것과 지난 6일의 대량 출금 사태의 양상이 전혀 달랐다"며 "이 같은 규모의 뱅크런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1순위는 이용자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현재 유동성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여러 이해관계자를 만나 투자의향서(LOI), 거래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회생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뱅크먼 프리드 CEO는 94억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 및 가상자산 업체 대표들을 접촉하고 있다.

그는 트론을 창업한 저스틴 선, 코인거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테더 플랫폼 등으로부터 각각 1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며 각광받던 30대 억만장자인 뱅크먼 프리드가 하루 아침에 추락하자 업계에서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그는 대형 퀀트투자사 제인스트리트캐피탈을 거쳐 2019년 5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를 창업했다. 그보다 2년 앞선 2017년 FTX 계열사이자 이번 유동성 위기 사태의 발단이 된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했다.

FTX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며 거래량 기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에 올랐다. 올해 1월 시리즈C 투자유치 당시 FTX의 기업가치는 320억달러로 평가 받았다.

올해 가상자산 혹한기에 뱅크먼 프리드는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올해 FTX는 알라메다를 통해 블록파이, 보이저 등 업체에 7억5000만달러대 구제 금융을 제공했다. FTX의 벤처캐피털인 FTX벤처스 역시 앱토스랩스, 메사리, 스카이마비스, 레이어제로, 유가랩스, 1인치네트워크 등 다수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대표는 "시장을 위해서라면 더 좋지 않은 거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정계 로비 거물로 주목받기도 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이번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3000만달러 넘는 후원금을 정치권에 내놓으며 '가장 많이 후원한 미국 기업인 1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8월까지 민주당에만 3600만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뱅크먼 프리드의 자산은 한 때 260억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FTX코인(FTT) 가격이 폭락하면서 그의 자산은 하루만에 94% 급감한 9억9150만달러로 주저앉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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