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메시의 처연한 마지막 도전, 카타르서 마라도나 넘어설까
2022.11.16 16:23
수정 : 2022.11.16 17: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97-98 시즌 NBA 시카고 불스와 유타 재즈의 챔프전 6차전.
마이클 조던은 5초를 남기고 역전 슛으로 시카고 불스를 역사적인 3-Peat로 이끌었다. 그리고 유니폼을 벗었다. 많은 이들은 이 장면을 마이클 조던의 상징으로 기억한다.
마이클 조던보다 누적 기록이 훌륭한 선수는 분명 있고, 앞으로도 있겠지만 그 누구도 마이클 조던이 영원한 황제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리오넬 메시(35, 아르헨티나)에게도 이러한 대관식이 필요하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3인 중 한 명이다. 디에고 마라도나, 프란치스코 교황,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3인이다. 사실, 메시가 지금까지 이뤄놓은 업적은 엄청나다.
그는 2005년 여름 U20 월드컵에서 우승과 대회 MVP, 득점왕을 싹쓸이하며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또한, 소속팀(바르셀로나)에서는 1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1군 데뷔전을 치뤘고, 2005년 최연소 데뷔골을 넣었다. 그 이후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신이 됐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는 발롱도르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한번도 받기 힘들다는 발롱도르를 무려 7회나 수상했다. FIFA 올해의 선수상을 6회 수상했고, 라리가 득점왕을 6회, 도움왕을 6회 등극했다.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6회, 도움왕도 2회 차지했다. 무엇보다 메시를 빛나게 하는 것은 한 해 최다 득점인 91골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메시가 있었을 당시 바르셀로나도 빛났다. 적어도 메시가 시간만큼은 라리가의 왕은 레알이 아닌 바르샤였다. 메시는 리그에서 무려 10번의 우승을 했고, 코파 델 레이 6번, 챔피언스리그 4번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사비-이니에스타와 함께 트레블도 달성했다. 이때 박지성-루니-호날두가 포진했던 맨유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농락했던 바르셀로나의 위용은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바 있다.
사실, 메시가 이뤄놓은 업적은 이미 마라도나를 능가하다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평가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축구의 유일신은 여전히 마라도나다. 월드컵 때문이다. 브라질, 독일 등 세계 최강국을 홀로 깨부수며 조국에 우승컵을 안기던 그 빛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잊지 못한다.
반대로 월드컵 무대는 유독 메시에게 잔인했다. 2006년 19살에 독일 월드컵을 통해 세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2010(남아공), 2014(브라질), 2018(러시아) 총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우승컵과는 인연이 멀었다. 독일월드컵(8강) 3경기 1골, 남아공월드컵(8강) 5경기, 브라질 월드컵(준우승) 7경기 4골, 브라질 월드컵(16강) 4경기 1골. 월드컵 개인 통산 19경기 6골 5도움이 전부였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전해서 164경기 90골을 넣은 그였지만, 유독 월드컵에서는 아쉬웠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메시는 웃지 않았다. 신이 된 그가 유일하게 풀지 못한 숙제는 월드컵 우승이었다.
월드컵은 우승은 아직이지만, 일단 결승전 악몽은 떨쳐냈다.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MVP와 득점왕도 차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진짜 월드컵 뿐이다.
메시는 언론을 통해서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월드컵 뿐만 아니다. 사실상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모습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메시에게 있어 이번 월드컵은 축구 인생의 정점이고, 마무리다. 과연, 역사는 리오넬 메시를 마라도나를 능가하는 축구 황제로 기억 할 것인가. 아니면 불운했던 무관의 제왕으로 기억할 것인가. 카타르에서 메시의 황제 대관식이 열릴 수 있을 것이지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