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의견 엇갈리는 노란봉투법.. 與 완강 반대 속 野 강행 추진하나

      2022.11.17 17:04   수정 : 2022.11.17 1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정치권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정기국회 내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불법 쟁의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반면 압도적 국회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력한 처리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야당이 '단독 처리'를 강행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소송 제기와 가압류 집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간 분명한 입장차가 확인됐다.

노동계를 대표해 참석한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경영계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은 노조를 압박할 유일한 수단인데 이걸 박탈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걸 보면 손배소 자체에 노조에 대한 압박의 목적이 있다. 손해배상 청구 이후 소 취하 대가로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등 쟁의의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하도록 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라며 노동권 보호 차원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올해 8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사상 최대다. 비정규직 임금은 월 188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여기엔 현행 노조법이 한몫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 쟁의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노조법 개정에 힘을 실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기업이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조법 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또 법 개정으로 노사 분쟁이 많아지고 잦은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기업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고용사정도 좋지 않다"라며 "노사관계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법 개정시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유 팀장은 "노조법이 개정되면 거의 새로운 법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권 보장은 기업과의 투쟁이 아닌 (정부 등의) 사각지대 해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누가 원청인지 하청인지, 실질적 지배력을 어떻게 판단할지, 하청의 단체행동시 누구를 처벌해야 하는지 등 현장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영계에서는 대부분 판단이 법원으로 넘어가고,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이 커질 것이라며 사회적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중소기업의 사용자는 대기업, 공공기관 노조의 사용자는 기획재정부가 될 수 있다"라며 법 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재차 지적했다.

이처럼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거대야당에서는 위헌 소지가 없는 범위에서 법안을 처리하려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원내 지도부에서는 노란봉투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정책의원총회 후 "17일 공청회를 거쳐서 입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위헌 소지가 없도록 새 법안을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절대 처리 불가"라는 완강한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은 절대로 저희 당에서 받을 수 없는 법이다.
야당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의석 수에 밀려서 특별히 막을 대책이 있는 건 아니다. 최대한 국가경제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야당이 과반수 의석을 앞세워 강행 처리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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