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방역 다시 '고삐', 중앙·지역 '동상이몽'
2022.11.21 20:34
수정 : 2022.11.21 20:4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지방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방역 유연화 방침에도 일선 당국은 오히려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중앙 정부가 각종 방역 조치의 세부기준을 결정해 재차 발표했지만 지방에서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21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구 1100만명인 허베이성 스자좡은 이날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도심 6개 구에 대해 사실상 봉쇄 조처를 내렸다.
코로나19 고위험 지역 주민은 집 밖을 나갈 수 없고, 중·저위험 지역 주민도 집에 머무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혀 사실상 외출을 통제했다.
봉쇄 지역은 가구마다 한 명만 24시간 내 핵산검사(PCR)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고 생필품 구매를 위해 2시간 외출할 수 있다.
식당, 상업시설, 체육관 등 실내 밀집 시설이 폐쇄됐으며, 생산시설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폐쇄 루프식 조업에 들어갔다. 초·중·고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후베이성 우한도 같은 기간 도심 5개 서취(구 아래 행정단위)를 봉쇄, 쇼핑몰과 음식점 등 상업시설의 문을 닫고 오피스텔을 폐쇄해 재택근무를 명했다. 광둥성 광저우는 하이주구에 이어 바이윈구도 전면 봉쇄해 주민 외출을 막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다. 산시성 한청시, 헤이룽장성 하얼빈시도 지역별 봉쇄령을 내렸다.
수도 베이징은 19~20일 코로나19 환자 3명이 숨졌다. 베이징은 전날 신규 감염자가 600명을 넘어서자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차오양구 등의 사우나와 PC방, 헬스클럽, 영화관 등 실내 밀집 시설을 폐쇄하고 식당 내 식사를 금지했다. 차오양구엔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이 있다.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 6301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은 신규 감염자가 900명을 돌파했다. 조만간 1000명 이상 기록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은 사실상 준봉쇄 상태다.
중국 국무원은 ‘정밀 감염’ 방침이 일선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이번에는 각종 방역 조치의 세부 기준을 공지했다.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지역에서 검사 대상 범위 확대 금지, 주민 외출 제한의 ‘감염 위험 구역’ 설정(아파트 한 동이나 통로) 임의 확대 금지 등이 골자다.
다만 중국은 한 지역에서 감염이 확산될 경우 해당 지역 지도부를 처벌한다. 따라서 지도부는 중앙 정부의 지침을 표면적으론 따르면서도 현장에서 방역을 강화한다. 지역별로 방역 기준이 다른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옆 지역에서 감염자가 대규모로 확인된 뒤 주요 진출입로에 방역 장성을 쌓는 곳도 있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