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두절됐던 中축구 대표팀 전 감독 사실상 '숙청'
2022.11.26 13:12
수정 : 2022.11.26 13:12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 남자축구 대표팀 전 감독이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대표팀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사실상 숙청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후베이성기율검사위원회·감찰위원회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남자축구팀 리 티에 전 감독이 심각한 위법 혐의로 현재 중앙기율위·국가감찰위의 국가체육총국 기율검사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원회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기율위와 감찰위는 중국의 최고 사정기관이다. 통상 특정인에 대한 조사·감찰을 공개할 때 구체적인 혐의는 적시하지 않고 심각한 위법 행위가 있다는 정도의 표현을 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중국 남자 대표팀 미드필더로 나섰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리 전 감독은 2020년 1월 중국 축구팬들의 큰 기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까지는 4연승을 거뒀지만 최종 예선에 진출해선 고전을 거듭했고 1승2무3패(승점 5점)로 B조 5위 기록에 그쳤다.
20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이 사실상 좌절되면서 비판의 화살은 감독에게 향했다. 경질설까지 불거진 끝에 리 전 감독은 결국 최종 예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는 이달 10일 다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및 중국축구협회(CFA) 전문 코치 교육 과정을 마친 후 국가체육총국에 불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체육총국은 체육 행정을 총괄하며, 수장인 국장은 체육부 장관에 해당한다.
당초 1시간 이내에 돌아올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리 전 감독은 마지막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까지 나타나지 않다.
리 전 감독의 혐의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 일부 매체는 그가 9개의 기업과 연관돼 있고 6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