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당 지방선거 참패...차이잉원 총통 주석직 사퇴
2022.11.27 05:25
수정 : 2022.11.27 05:25기사원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6일 여당 민진당 대표 직에서 내려왔다.
이날 치러진 그의 중간평가 성격인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데 따른 것이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했다.
이날 단체장을 새로 뽑은 21개 현과 시 가운데 민진당이 단 5곳에서 승리하고 제1 야당인 국민당에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13곳 단체장 자리를 내준 후폭풍이다.
국민당 후보들은 타이베이를 포함해 6개 직할시 가운데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등 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민진당은 직할시 가운데 타이난과 가오슝을 차지하는데 그쳤고, 자이현, 펑후현, 핑둥현에서 단체장을 냈다.
민중당이 1곳, 무소속이 2곳에서 단체장 자리를 꿰찼다.
민진당은 2024년 총통 선거를 앞둔 이날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빨간 불이 켜졌고, 타이 총통은 집권 2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심각한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차이 총통의 '친미반중' 정책에 대한 지지가 기대 이하였다는 점은 그에게 큰 타격이다. 이번 선거 기간 중국의 위협 속에서 대만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강조했지만 선거에서는 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가 인물 중심으로 치러진데다 대만 시민들이 대만과 중국이라는 양안관계보다 경제, 코로나19 방역 등 민생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한 탓에 차이 총통의 외교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2년 뒤 총통 선거를 앞둔 민진당으로서는 수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 것만은 틀림없다.
특히 타이베이와 신베이 등 대만 수도권 지역에서 국민당에 시장 자리를 내 준 탓에 2024년 총통 선거 국면에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
반면 지난 두 차례 총통 선거에서 연패하며 깊은 수렁에 빠졌던 국민당은 타이베이 등 수도권 표심을 휩쓸면서 선거에서 유리해졌다.
변수가 없지는 않다.
민진당은 2020년 총통 선거를 앞 둔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뒤 총통 선거 승리를 거머쥔 적이 있어 전망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한편 이번 선거의 관심이 집중됐던 타이베이 시장에는 장제스 대만 초대 총통 증손자인 국민당의 장완완이 선출됐다.
올해 43세인 그는 역대 최연소 타이베이 시장이 됐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졌던 보건복리부 장관 출신인 민진당의 천스중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해 돌풍을 일으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