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p라도 싸게"… 저금리 찾아 청약·보험 담보대출로 이동

      2022.11.27 18:26   수정 : 2022.11.27 18:26기사원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7%에 육박하면서 보험담보대출이나 주택청약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두 상품은 금리가 3~6%대로 일반 대출상품보다 저렴하다. 대출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상품을 찾는 '금리 노마드족'이 늘고 있다.



■주택청약담보대출만 꾸준히 증가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주택청약담보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청약담보대출 잔액은 2조3778억원이다.
지난해 1월 1조6479억원에 비해 7300억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매달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한 이후 크게 늘었다.

주택청약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이유는 저렴한 금리 때문이다. 이 상품은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한 소비자가 긴급하게 목돈을 당겨쓰고 싶을 때 해당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예치금의 90~95%까지 1년간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청약통장을 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해지수수료, 납입횟수가 아까운 이들에게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

금리도 낮다. 일부 시중은행의 주택청약담보대출 금리는 4~6% 수준이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상품 금리는 5~7%에 분포돼 있다. 조만간 연 8% 금리의 대출상품도 출시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는 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0.5%였던 기준금리가 이달 3.25%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한 차례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 주택청약담보대출이 앞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부적금 담보대출의 경우 해당 상품 수신금리+가산금리 구조로 돼 있는 반면 주택청약저축담보 대출은 코픽스 또는 금융채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하는 구조로 돼 있어 현재와 같이 수신금리가 높은 경우에는 금리 면에서 이점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4대 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은 지난해 1월 2조3316억원에서 올해 10월 2조2879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보험 해약 안하고 담보대출

보험담보대출(약관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보험을 유지하면서 보험 해약환급금의 50~95% 한도로 대출받는 보험담보대출은 지난달 평균 금리가 연 4%대다.

보험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의 60% 수준이다. 지난달 현대해상과 삼성화재의 보험담보대출 금리 평균은 각각 연 4.02%와 4.06%였다. 삼성·한화·교보 등 생명보험사 보험담보대출 금리도 모두 연 4.5%대였다. 이 상품은 보험의 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합쳐 산출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국내 34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담보대출 잔액은 65조7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으며 1년 전보다 1.9% 늘었다.


6월 이후에도 보험담보대출은 늘어났다. 생명보험업계의 보험담보대출 잔액은 7월 47조4036억원이었는데 8월에는 47조5038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 등으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있는 것에 반해 보험담보대출은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 목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금리가 낮은 상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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