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모아 사회문제 해결… 국민 삶의질 높인다

      2022.11.30 18:57   수정 : 2022.11.30 18:57기사원문
정부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아젠다 중 하나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의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공공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총괄하며 데이터기반 행정을 확장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설치한 통합데이터분석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각종 사회문제와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특히 아파트의 전용면적 등을 분석해 초등학생의 돌봄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돌봄센터를 설치하도록 한 것은 데이터 분석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대표 사례 중 하나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신규 아파트단지의 주민공동시설에 온종일 돌봄 시설인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이전 단계에서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수를 정확히 예측해 그에 맞는 적정 규모의 돌봄 시설을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행안부는 아파트와 주변정보, 인구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 주택 단지내 초등돌봄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수를 예측한 것이다.

■디지털 분석 통해 돌봄수요 예측…"시설 활용도 높여"

수요 예측에는 아파트 건폐율, 주차대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데이터 등 290종의 변수가 활용됐다. 그 결과, 초등학교 학생수와 아파트 단지 준공후 실제 수요값은 95% 이상의 유사도를 나타냈다.

이후 행안부는 누구나 분석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코드 등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에 제공하는 '다함께 돌봄 사업안내' 지침에 수요예측 모델을 활용하도록 명시하기도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자칫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을 공공시설 설치에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이 활용된 사례"라며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면서 현장에서의 시설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데이터분석은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의 부정 사용을 막는데도 활용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 규모가 23조원에 이르는 만큼 부정 사용을 억제하는 것은 작지 않은 과제로 거론돼왔다.

이에 행안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한국조폐공사는 총 4000만건의 지역사랑상품권 거래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심거래 탐지모델'을 개발했다. 의심거래 탐지모델은 지난 7월부터 지자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의 부정유통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만 직접 조폐공사에 데이터 추출을 요청해 점검을 진행했다. 하지만 의심거래 탐지모델이 개발되면서 실시간 점검과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됐다.

탐지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선 △가맹점·이용자 정보 △구매·선물·환전·결제 내역 △계좌변경 이력 △부정거례 적발사례 등 총 20여종, 4000만건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부정유통 의심거래에 대한 16개 시나리오가 정립됐고, 정상거래와 이상거래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능이 개발됐다.

의심거래 탐지모델의 대표적인 의심 시나리오는 비정상거래금액이 결제되는 경우, 환전 시 상품권 구매 일련번호가 연속되는 경우 등이며 모바일형과 지류형으로 나뉘어 적용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의심거래 탐지모델이 현장에 활용되면서 지역사랑상품권 거래 의심사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정유통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부정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사전 예방효과도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행안부 데이터 분석은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하거나 포털검색어 이슈를 탐지하는데 활용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데이터 활용 역량 측정, 분석시스템 확대

디지털기반 행정에서는 각 개인과 기관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행안부는 공공부문의 데이터기반 행정역량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이 지표는 내년 1분기 중 중앙부처와 지자체, 전 공공기관에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공부문의 데이터역랑 진단을 위한 진단지표는 행안부 주도로 개발되어 사용돼 왔다. 그러나 지표의 내용이 개인 역량 부문에만 한정되어 있고, 세분화된 업무 특성이 고려되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롭게 개발된 진단지표는 조직역량과 개인역량으로 구분되며, 일반직원과 데이터 분석업무 담당자 등 맡은 업무에 따라 역량 수준을 진단하게 된다.

조직부문은 △데이터 비전·리더십 △데이터 거버넌스 △데이터 활용 성과관리 등 3개 역량분야로 나뉜다. 이를 통해 기관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지를 평가한다.

개인부문은 △정책·분석기획 △데이터수집 △데이터분석 △분석결과 활용 4개 역량분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구성원이 데이터를 수집·저장·가공·분석·표현 등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데이터 활용 역량지표는 현재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으로 구성된 10개 시범 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행안부는 진단결과를 분석해 지표에 대한 타당성을 높이고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 3월부터 운영하는 '범정부 데이터분석시스템' 온라인 진단도구를 탑재해 진단 결과를 자동으로 취합·분석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진단기관이 맞춤형 교육·컨설팅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내년 3월 기관별 맞춤형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범정부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고, 행정 업무망 중심의 서비스를 인터넷망까지 넓힌다. 서비스 범위를 공공기관까지 확대해 각 기관에게 다양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 부문 데이터의 검색·수집·분석·공유 등을 통합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정책 수립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각 기관이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개별 구축하지 않아도 고성능의 분석자원을 할당받아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데이터 활용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안부는 맞춤형 분석환경·모델 확대 제공, 이미지·영상·음성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서비스 제공 등 분석자원 제공 지원을 내년 말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