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네트워크 기술인재 대거 발탁… ‘안정 속 쇄신’ 선택
2022.12.05 18:36
수정 : 2022.12.05 18:36기사원문
내년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반도체)부문장(사장)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된 핵심사업 수장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하지만 반도체, 네트워크 등 주력사업 기술 강화에 앞장선 인재들을 사장으로 발탁하면서 미래 먹거리 경쟁력 강화라는 중책을 맡겼다.
■여성·기술 인재 대거 발탁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이 회장은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은 기술인재들을 사장으로 대거 발탁했다.
우선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김 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 네트워크사업부 주요 보직을 맡은 만큼 본격적인 5세대(5G)·6세대(6G) 시대에서 핵심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혁 반도체연구소장은 메모리반도체 사업 1위 달성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직하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송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전제품의 선단공정 개발을 주도하며 반도체 기술경쟁력 강화 책임을 맡는다.
삼성 최초의 여성 사장도 탄생했다.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은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으로 승진했다.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 유임
반면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핵심사업부 수장들이 모두 유임됐다.
그룹 전체 사업전략의 틀을 짜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이자 이 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부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반도체·가전·모바일사업 3개 부문 대표를 한꺼번에 교체하고, 가전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한 DX 조직을 출범하는 파격 혁신 카드를 꺼내든 만큼 사업 수장들을 재신임하면서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DX·DS부문장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성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대내외 소통 및 상생경영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핵심사업부장들 역시 모두 유임됐다.
DS부문은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에도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내년에도 반도체 사업을 맡아 초격차 기술력 확보에 주력한다. 내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미세공정 고객사 확대, 메모리반도체 기술 초격차 유지라는 과제를 앞두고 사업 실권을 쥔 사업부장들에게 다시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는 내년 세계 최초 5세대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D램 양산을 시작한다.
DX부문에선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이 폴더블폰 대중화 성과,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등을 인정받아 유임됐다. 올해 3·4분기 MX·네트워크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24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했지만 2·4분기와 비교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한편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장과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후임 인선 여부는 다음 주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