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뭄 스타트업 곡소리…‘비대면’ 집중한 기업은 미소

      2022.12.07 18:10   수정 : 2022.12.07 18:10기사원문
스타트업 업계의 돈줄이 바짝 말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혹한기'가 찾아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차갑게 식은 시장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업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벤처투자 규모 40% 감소

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0%나 감소한 1조2525억원을 기록했다. 차갑게 식은 투자 시장에 스타트업들은 '곡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게 나왔다.

실제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창업자 82%가 지난해 보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업자 54.5%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역설적으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투자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더욱 주목 받는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투자 유치를 이어간 스타트업은 대부분 비대면 전환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기존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혁신을 통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세탁, 세금 신고 등 시간이나 상황적 제약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 이용에 한계를 느끼던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한 서비스 플랫폼들이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투자자들도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료·세무 등 전문 분야도 비대면으로

국내 1위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소비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끼던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격오지부터 도시에 이르기까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많은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백령도, 울릉도, 욕지도 등 의료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격오지에서 닥터나우의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도시에서도 병원에 가려면 반차나 휴가를 써야하는 직장인, 아이를 두고 병원에 갈 수 없는 육아맘 등 주위에 병원은 많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생활 속 의료 공백'의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도움이 됐다는 리뷰가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은 닥터나우는 지난 6월 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종합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 '삼쩜삼'도 개인이 처리하거나 대리를 맡기기 어려운 세무 서비스를 모바일로 전환해 호응을 얻었다. 삼쩜삼은 출시 2년만에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성장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초 다수의 벤처캐피털로부터 3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몰랐던 세금을 간편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지난 11월 49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대면으로 이용하던 세탁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혁신은 세탁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런드리고는 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고 앱으로 세탁을 신청하면 다음날 문 앞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런드리고는 지난 2019년 론칭 이후 꾸준히 성장해 월 평균 약 10만 가구가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 스마트 세탁소, 호텔 세탁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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