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도 못 피한 분양한파…‘무피’ 매물 등장

      2022.12.08 18:07   수정 : 2022.12.08 18:07기사원문
"현재 분위기면 신규 분양보다 조금 기다려서 원하는 동호수도 고를 수 있는 무피 분양권을 선별해 매수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수도권 부동산 투자를 고민 중인 40대 A씨)

수도권에 '무피(분양가와 같은 가격에 파는 것)' 분양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값 하락세로 기존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높아지면서 웃돈 없는 분양권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관망세는 더 짙어질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의정부역(조감도)의 경우 최근 '무피' 매물이 나왔다. 전용 84㎡ 힐스테이트의정부역의 분양가는 5억5800만원으로 한때 3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가 되던 곳이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최근 프리미엄이 아예 사라져 매매가 5억5800만원에 되는 매물이 등장했다"며 "무피가 되다보니 관련해서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에선 '무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로얄파크씨티푸르지오는 전용 59㎡, 84㎡, 92㎡ 등 대부분의 타입에서 분양가 그대로의 매물들이 나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아직 '마피(분양가보다 적은 매매가)'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절벽으로 시세메리트가 줄어든 경기도 일산에선 분양가에 가까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일부 아파텔에선 무피를 넘어 '마피'로 거래된 사례까지 등장했다. 얼마 전 일산역 초역세권인 e편한세상 일산 어반스카이 전용 70㎡의 경우 기존 분양가보다 700만원 저렴한 매매가로 계약됐다.

일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산역 인근 단지들은 초역세권이어서 분양가 수준이 높았다. 한때 30평대는 5억까지도 피가 붙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피가 절반 이상 떨어졌고 무피에 가까워진 곳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분양시장에서 무피 매물이 속속 등장하며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산 공인중개사는 "주변 시세가 많이 떨어져 분양권에 대한 매력이 사라진 데다 분양권 중도금은 계약 시 후불로 대출이자를 지불하기 때문에 고금리 부담도 무시할 수 없어 당분간 분양시장은 조용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수도권 무피 등장에 대해 당분간 분양시장에선 관망세 유지됨과 동시에 자율적으로 높아진 분양가가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완공되기까지 거주는 못하면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담으로 분양권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이라며 "분양가가 자체적으로 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분양시장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워윈은 "무피 등장으로 당분간 분양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미분양도 일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12월 서울의 아파트 분양전망 지수는 7개월째 하락해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47.2로 지난달(51.2)보다 4.0p 하락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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