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쟁당국,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제동
2022.12.09 10:01
수정 : 2022.12.09 10: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쟁당국이 올해 세계 게임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당국은 양사 합병이 게임 시장의 독과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장경쟁을 감독하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양사 합병을 중단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MS는 지난 1월에 미국의 거대 게임 제작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90조6840억원)에 인수하여 내년 6월까지 인수 절차를 끝낸다고 밝혔다. 이는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으로, MS의 46년 역사에서 링크드인(약 260억달러)을 넘어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로 평가받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게임들을 개발했으며 게임 이용자 숫자만 전 세계 4억명에 달한다. ‘엑스박스’ 등 자체 게임기 개발로 수십 년 동안 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던 MS는 올해 초 대형 인수를 통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9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경쟁자들보다 '독보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지난달 해당 거래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하여 내년 3월까지 인수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FTC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금은 게임기 및 PC 플랫폼에서 게임기 제조사나 플랫폼 운영사와 관계없이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게임기와 플랫폼을 운영하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독점할 경우 콘텐츠 이용 과정에서 가격을 올리거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FTC는 MS가 2021년 미 게임 제작사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소유주인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해 경쟁사들의 경쟁을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FTC는 MS가 스타필드, 레드폴 등 베데스다의 게임 일부를 자체 플랫폼 전용으로 출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MS는 이번 소송에 대해 "우리는 경쟁을 확대하고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우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자신하고 있으며, 법원에 이를 설명할 수 있어 환영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