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추심민원 다시 증가...금감원 “불법추심, 무관용으로 대응”

[파이낸셜뉴스]금리 상승기를 맞아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에 접수되는 채권추심 민원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과도한 채권추심 자제를 주문하며 불법추심에 대해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채권추심 관련 민원은 모두 1만1909건으로 일 평균 19.1건 접수됐다.

특히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로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이 어려워지자 선처성 민원이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추심 민원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유형별로는 '과도한 추심 주장' 등 채권추심법 위반 관련 민원이 38.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취약계층의 채무 변제시기 조정 및 생활비 통장의 가압류 해제 요청 등 '선처성 민원'도 꾸준히 증가해 17%로 집계됐고 '소멸시효 완성 및 채무부존재 주장' 13.6%, '제3자 대위변제 유도 주장' 10.2%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44.8%로 가장 높았지만 30대 이하도 42.5%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대 이하는 주로 스마트폰 요금 및 소액결제 미납 등의 통신채권과 관련됐으며 전체의 11.2%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채권추심업계 및 신용카드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취약계층의 생계와 직결된 선처성 민원의 수용 여부는 금융사의 자율결정 사안으로서 금융사의 전향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또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법률 쟁점 등을 검토해 금융사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 일부 금융사가 경제력이 부족한 20~30대 채무자를 대상으로 부모 등 제3자를 통한 대위변제를 제안하거나 카드대금을 상환하면 현금서비스 한도가 바로 복원되니 잠시 동안 제3자에게 급전을 차용하라는 식의 상담을 가장한 금전차용 유도 행위 정황도 다수 발견됐다.

이에 금감원은 불법 채권추심 행위에 대한 무관용 대응 원칙에 따라 이같은 사례들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기관 통보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80세 이상의 초고령자, 소년소녀가장, 새터민 등 취약계층의 생계형 민원은 일반 민원과 다른 생활밀착형 민원으로 구분해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e-mail]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