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기술 난제 풀렸다… 美 '핵융합 점화' 최초 성공
2022.12.14 18:34
수정 : 2022.12.14 18:34기사원문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이른바 '순에너지 생성'이라는 이번 결과가 캘리포니아주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이 이뤄낸 업적이라고 밝혔다.
핵융합을 통한 순에너지 생성은 그동안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간주돼 왔다. 핵융합을 이뤄내기 위한 정도의 고온과 높은 압력은 통제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순에너지 생성이라는 난관이 돌파된 덕에 이제 핵융합 발전, 미래 청정에너지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점화 성공으로 (핵융합이 가능한) 특정 조건을 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핵융합은 오직 별들과 태양에서만 발견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랜홈 장관은 이번 실험 성공으로 이제 탄소제로의 무한한 핵융합 에너지가 우리 사회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길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융합 점화는 21세기의 가장 인상적인 과학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은 탄소 배출 없이 거의 무한정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온난화 주범인 화석연료와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핵융합 발전으로 가정과 회사에 전력을 공급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상용화에는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용화 기간이 예상보다 단축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기술적인 장벽들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모어연구소 소장 킴 부딜은 핵융합 기술 상용화에는 '매우 심각한 걸림돌들'이 있다면서도 최근 수년간 발전 흐름을 보면 상용화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부딜 소장은 이전에 예상했던 50~60년이 아닌 '수십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핵융합 발전은 수소 원자를 각각 엄청난 압력으로 눌러 서로 융합해 헬륨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수소원자들은 헬륨으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열을 뿜어낸다. 기존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
로체스터대 리카도 베티 교수는 지속가능한 전력을 끌어낼 만큼의 순에너지 생성, 즉 핵융합 발전 상용화로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실험 성공을 인류가 석유에서 휘발유를 정제해 이에 불을 붙여 폭발을 불러일으켰던 순간에 비유했다. 이렇게 만든 휘발유로 자동차를 굴리려면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공태양을 통한 거의 무한정한 에너지 공급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은 틀림없다.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 플라즈마 물리학 교수 제러미 치텐던은 로런스리버모어 연구소의 실험 결과는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면서 언젠가는 인류가 이상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