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혁신·위계...CEO 인사 보면 은행 문화 보인다

      2022.12.24 09:00   수정 : 2022.12.24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금융권 인사의 꽃인 금융지주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마다 닮은 듯 다른 인사 철학을 반영하고 있어서 눈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력의 고른 분산과 안정의 상징인 KB금융은 계열사 대표 대부분이 유임됐다. 윤종규 회장의 인사 관점이 반영된 결과다.

KB금융은 임원진을 자주 교체하는 것보다는 해당 분야에 유능한 인재를 투입해 그 자리에 오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의 연속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CEO 중 7명을 유임시키며 지난해 부회장직 신설, 세대교체 등의 변화에서 안정으로 무게추를 바꿨다.


또 재추천된 대표들의 임기를 1년으로 해 내년 11월 말 윤 회장의 임기 만료 시기와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역시 차기 회장 후보가 안정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가게 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세대교체를 통해 혁신을 도모했다. 은행, 카드, 생명보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대표들을 주로 내부 승진시키고 기존 CEO와 5~6년 차이 나는 1966~1967년생들을 앉혔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는 1966년생이다. 1월부터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진옥동 현 행장(1961년생) 대비 5년 젊다.

혁신의 폭이 큰 건 신한카드다. 신한지주 출신 임영진 사장이 3연임을 했던 신한카드는 LG카드 출신인 문동권 경영기획그룹장을 사장 후보로 선임했다. LG카드 인사가 사장이 되는 건 통합 이후 최초다.

지금까지 주요 계열사인 신한카드 사장에는 주로 신한금융지주나 신한은행 사람들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인 업계 1위의 전문성과 지위를 예우해 내부 출신을 승진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한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색깔이 선명하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 증권, 카드에 함 회장의 주요 측근을 배치해 본격적인 함영주호 꾸리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은 외환은행 출신이란 점에서 '통합'의 상징성을 갖는다. 함 회장 역시 은행장 시절 '하나-외환은행의 조직적 통합'을 이뤘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유력하게 꼽혔던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은 하나증권 대표를 맡아 투자은행(IB) 중심의 조직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 리테일 등으로 확장해 적극적 질적 개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풀이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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