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스타트업에 눈돌리는 실리콘밸리 VC들

      2022.12.25 14:38   수정 : 2022.12.25 14:38기사원문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가상 자산 투자에서 재미를 못 본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VC)들이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VC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프로바이오틱스와 식물 추출물 등을 활용한 장내 미생물 영양제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투자 금액이 5년 전보다 5배나 늘어났다. VC들의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DNA 기술 발전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이 지난해 VC들의 스타트업 투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VC들은 프로바이오틱스 등 장내 미생물 관련 약제와 제 스타트업에만 4억 8800만 달러(약 6163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6년의 5배인데 투자금 4억 8800만 달러는 99개의 개별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갔다.
이 같은 투자건 수 역시 역대 최고치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금액은 세계적 제약 기업과 식품 대기업의 투자도 포함되어 있지만 생명공학계 출신이 아닌 실리콘 밸리 엘리트들의 투자도 포함되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투자했던 실리콘밸리 VC들이 투자영역을 장내 미생물 증식과 연계돼 있는 스타트업들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 영양제 생산 스타트업들이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고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것도 실리콘밸리 VC들이 이들에 대한 투자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또 다른 요소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VC로 꼽히는 세쿼이아캐피털의 경영 파트너인 로로프 보타도 장내 미생물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투자자다. 보타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 VC의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쉐쿼이아캐피털이 프로바이오틱스 영양식품을 판매하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인 펜두어에 투자하도록 이끌었다. 장 건강 제품을 개발 중인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브라이트시드의 공동 창업자 소피아 엘리손도는 "5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식품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며 최근 달라진 투자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 영양제 스타트업들에 대한 불신 역시 존재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유바이옴의 창립자는 사기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로부터 피소됐고 결국 파산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 CNBC는 "DNA 분석과 관련 기술의 발전이 장내 건강에 초점을 맞춘 새롭고 더 신뢰할 수 있는 물결이 일으킬 것이라고 실리콘밸리 VC들이 확신하는 듯 보인다"고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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