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vs 신태용 vs 김판곤...'동남아 월드컵’ 서 지략대결

      2022.12.27 05:00   수정 : 2022.12.27 09: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타르 월드컵이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또 하나의 월드컵이 조용히 그 막을 올렸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이다.

미쓰비시컵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미쓰비시컵에 유독 한국 지도자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는 무려 세 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있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신태용 감독이 있다. 여기에 김판곤(53)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박항서, 2020년 신태용 감독에 이어 세 번째 동남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다.

박항서, 동남아 진출 큰 밑거름

최근 한국 축구 지도자들의 동남아 진출은 박항서 감독의 뛰어난 성과가 큰 밑거름이 됐다. 한국인 축구 지도자의 해외 진출은 1973년 장경환 감독이 네팔 대표팀을 맡은 게 최초다. 이후 강병찬 감독이 2000년 부탄 대표팀, 유기흥 감독이 2002년 네팔 대표팀, 2004년 부탄 대표팀, 장정 감독이 2006~2012년 스리랑카 올림픽대표팀, 박성화 감독이 2012년 미얀마 대표팀을 맡아 스포츠 지도자 한류의 기초를 놓았다.

사실, 본격적인 축구 한류는 박항서 감독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뒤 박 감독은 그동안 태국, 말레이시아에 밀렸던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강호로 키웠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준우승,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일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는 중국을 3-1로 물리쳐 베트남을 달궜다. 이 승리는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서 거둔 첫 번째 승리여서 의미를 더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도 올 초 끝난 스즈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이번 미쓰비시컵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다. 베트남과 5년간의 동행을 끝낼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인니 팬들 절대적 지지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스즈키컵 첫 출전에 준우승을 일궈내 인도네시아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또 한번의 신태용 매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레이시아 감독으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은 동남아 무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미쓰비시컵이 진행중인 현재 한국인 감독 3인의 분위기는 좋다.

베트남은 21일(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 위치한 라오스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전기컵 2022 B조 1차전 맞대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A조 캄보디아전에서 2-1로 이겼다. 인도네시아는 대회 첫 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땄지만 태국에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에 올랐다.


김판곤, 말레이 조 선두 올라서

김판곤호의 분위기도 최상이다.

말레이시아는 24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자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2라운드에서 라오스에 5-0 대승을 거뒀다.
앞서 미얀마를 1-0으로 꺾은 말레이시아는 2연승(승점 6)을 기록, 1경기 덜 치른 베트남(승점 3)을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 팬들이 가장 기다릴 ‘코리안 더비’는 27일 오후 9시20분에 펼쳐진다.
같은 B조에 속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경기로, 박항서와 김판곤 감독이 맞붙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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