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없는 사면' 김경수, '단일대오' 민주 구심점 되나

      2022.12.30 05:00   수정 : 2022.12.30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특별 사면으로 가석방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대안이 없어 잠자고 있던 친문재인계가 김 지사를 중심으로 결집,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친이재명계는 김 전 지사의 조기 등판 가능성에 대해 '아직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 측도 총선 전까지는 정비를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별 사면된 김 전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가 여러 곳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지사의 오랜 친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 나와 "정치인이기 때문에 복권 여부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당분간 가족과 함께 추스르면서 조용히 고민을 정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간 여러 경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근본적 전환과 미래에 대해 고민도 나누면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당장의 등판론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김 지사의 역할을 부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전재수,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김 지사의 당내 정치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핵심 인사 출신인데다, 부·울·경 등 '정치적 험지'에서의 역할을 한 만큼 당 내 소중한 자산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출소 초반부터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이름이 사면 명단에 오르내리자 김 전 지사는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하는 등 옥중 정치에 나섰다. 창원교도서에서 나온 당일 김 지사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 28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남아있는 저희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친명계는 김 지사가 당의 중요한 자산임을 인정하면서도 복권 전까지 구심적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친명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김 지사 본인이 추스릴 일도 많을텐데 당장 어떻게 움직이겠냐"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김 지사의 정치적 역할 행사에 대해 "아직 좀 이르다"며 "김 전 지사에 대한 정치적 기대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상당히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의견은 있을 수 있는데 아직 전반적인 기대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직을 맡는 것은 당헌·당규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는 김 지사의 등판으로 '친명 대 비명' 프레임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고문으로 위촉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SBS 라디오에서 "어쨌든 우리 민주당의 큰 인물이라 크게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비명계 구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냐는 질의에 "지금 그런 것을 따지면 민주당의 패배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과대 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대중성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정치인은 맞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딱지가 붙은데다 이 대표와 대항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여권에서는 '반(反)민주 중범죄자', '사상범 코스프레' 등 김 전 지사의 무반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 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부정 비리의 의원을 보고 단일대오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빨리 소명을 하지 왜 이러고 있냐. 당이 더 망가진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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