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이승기 KBS연기대상 수상...복잡한 심경과 단단한 각오

      2023.01.01 09:38   수정 : 2023.01.01 09: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승기가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로 ‘2022 KBS 연기대상’에서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과 함께 공동 대상을 받았다.

31일 열린 이날 시상식은 소속사와 분쟁 후 이승기의 첫 공식석상이었다. 그런데 삭발한 머리로 눈길을 끌었다.



삭발의 이유는 영화 촬영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로 이세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그는 이세영이 불참한 가운데 “영화 ‘대가족’에서 주지스님 역으로 촬영 중이다.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며 “다들 알고 계시니까 말을 아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대상을 수상한 뒤에는 좀더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이승기는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정말 많이 떨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법대로 사랑하라’는 최근 몇 년간 KBS에서 가장 큰 흑자를 냈던 드라마로 알려졌다. 이승기는 감독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사실을 전달한 뒤 “‘법대로 사랑하라’를 만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공을 치하하는데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상 수상의 의미를 전했다.

시상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복잡했던 심경과 자신이 왜 싸움을 이어가는지도 설명했다.

이승기는 “오늘 ‘연기대상’에 와야 할지 불참해야 할지 수백 번 고민했다”며 “제 개인적인 일로 이런 축제에 마냥 와서 웃고 있자니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그렇다고 무표정으로 앉아있자니 도리가 아닌 듯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불참으로 드라마가 이룬 성과가 외면당할까 우려돼 참석을 결정했다. 그는 “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이 드라마에 땀과 노력, 영혼을 갈아 넣은 우리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력이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K콘텐츠가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과 같은 일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의 싸움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내년, 내후년, 이 자리에 앉아있을 후배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야 하는 이런 일은 물려주면 안된다고 오늘 또 다짐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 생활 열심히 하고, 또 우리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승기는 최근 18년간 몸 담았던 전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와 음원료 미지급 등의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12월 후크와 결별하고 1인 기획사를 차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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