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듯 안내리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다시 8% 뚫었다
2023.01.03 18:08
수정 : 2023.01.03 18:08기사원문
■변동형 주담대 다시 8%대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5.27~8.12%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5.13~7.72%이었던 것에 비해 상·하단이 각각 0.4%포인트(p), 0.14%p 올랐다. 1여년 전(3.57~5.0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금리 상단이 3.05%p 급등했다.
이는 지난달 금융채 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던 것과 상반된다.
일반적으로 은행권 변동금리는 크게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오른 이유는 대출 기준금리보다 가산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
앞서 지난해 11월 초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7%대 후반까지 오르면 8%에 육박하다가 지난 12월 초 4.94~7.36%로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 중 하나인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서다. 대출 기준금리는 금융채 3개월, 6개월물 금리나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등을 준거금리로 활용한다. 또 다른 금리 설정 기준인 코픽스가 상향 발표되면서 지난달 16일부터 7% 후반으로 올랐다.
이처럼 금융채 금리가 하락세인데 이달 초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를 넘어간 이유는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신용 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비용, 목표이익률, 가감조정 전결금리 등을 고려해 각 은행이 내부 식을 통해 주기적으로 산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장기대출 같은 경우 자금 재조달의 불확실성에 따른 비용이 일부 반영됐다"고 말했다. 주담대가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설명이다. 자금 재조달이 추후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되면 유동성 프리미엄이 더 붙게 된다.
■"대출금리 상승세 곧 진정"
다만 이번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권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다수 시중은행은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대출금리 인상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는 추세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내부금리 산출 과정에서는 시장금리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면서 "현재 큰 변동이 많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제2금융권의 대출 축소도 이어져 대출을 원하는 금융소비자 불편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웰컴·페퍼·신한저축은행은 지난 연말 각종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자금이 크게 뛰었으나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제한돼 대출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서 마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일부 금융사는 당분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의 금리는 지난 2일 연 5.536%로 지난해 1월 말(연 2.750%)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여전채 금리가 여전히 높아 자금을 모으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대출 심사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