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규제 자유롭게 개발 허용.. 용산 정비창 개발 탄력 받나

      2023.01.05 11:00   수정 : 2023.01.05 13: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르면 내년까지 각종 도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존'이 도입돼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각종 도심 고밀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나 미국 보스톤 혁신지구의 개발 방식이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제조업 시대 마련된 도시 계획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도시계획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도시계획 체계는 제조업 시대에 마련돼 토지의 용도(주거·상업·공업 등)와 밀도(용적률·건폐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경제·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직주근접, 고밀·복합 개발 등 새로운 공간전략이 요구된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시대변화에 맞게 도시계획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도시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융복합적 도시개발이 가능한 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등 공간혁신 3종 구역이 도입된다.

도시혁신구역은 도시 내 혁신적인 공간 조성이 필요한 곳에 기존 도시계획 체계를 벗어나 토지·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자유롭게 지자체가 정할 수 있다.

다만, 복합용도 목적에 맞게 단일용도 비율은 70%, 주거용도는 50+α 이하로 한정된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전면 개편한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 존'인 셈이다.

개발사업자가 토지용도를 자유롭게 복합적으로 결정(공장은 제외)하는 화이트존을 도입한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개발 방식과 유사하다.

특히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가 도시혁신구역을 제안한 경우 도시개발법상 사업시행 자격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업무, 호텔, 주거, 병원, 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고밀 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용도지역 변경 없이 개발 허용
복합용도구역은 노후·쇠퇴 등으로 도시 변화가 필요하지만,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이 필요한 지역에 지정한다. 다만, 주거·공업·녹지 환경 보호를 위해 전용주거, 전용공업, 녹지지역은 제한된다.

복합용도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지역내 상업시설 설치, 공업지역에 주거·상업시설 설치 등 기존 용도지역의 변경 없이도 다른 용도시설의 설치가 허용된다.

복합용도구역의 밀도는 주변과 조화로운 경관, 복합화 촉진 등을 고려해 기존 용도지역의 용적률 범위 내에서 적용한다. 항만 물류 창고 등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 등 복합용도로 재개발한 미국 보스톤 혁신지구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은 시설 복합화 또는 지하화 등을 추진할 경우 용도지역별로 설치가 제한된 도시계획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종합의료시설, 유원지, 전시장 및 국제회의시설, 시장, 체육시설, 청소년수련시설 등 14개가 이에 해당한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건폐율을 1.5~2배까지 상향해 줄 계획이다.

이들 방안은 지가 상승과 직결되는 만큼 무분별한 개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공공기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사업자가 협의해 결정하고, 공공기여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활권 단위의 도시계획 활성화를 위해 현재 도시군기본계획상 부문계획인 생활권계획을 '생활권 도시계획'으로 제도화한다.
생활권 단위의 도시관리가 필요한 지자체는 권역내 개발방향, 생활 인프라 구축 계획, 밀도·높이 관리방안 등 생활권 중심 도시발전을 위한 생활권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국토부는 도시계획 혁신 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내년 까지 국토계획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틀에 박힌 도시개발에서 벗어나 도시계획에서 민간의 제안을 폭 넓게 허용하고,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이 개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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