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모아 속옷·교복 만든다… 패션에도 ‘친환경’ 바람

      2023.01.12 18:10   수정 : 2023.01.12 18:10기사원문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켓, 생산 폐기물로 만든 속옷, 페트병을 재료로 한 교복까지. 패션업계의 친환경 소재 활용 범위가 커지는 추세다. 환경을 파괴하거나 자원을 낭비하는 대표 산업으로 지목돼 온 패션업계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내세워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부각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회를 이롭게 하는 제품에 돈을 쓰는 '가치소비' 트렌드와 기업의 책무로 주어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맞물리면서 패션업계의 친환경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원절약을 위한 업사이클링 소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공법을 적용한 패션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포장재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가 늘었다.
지속가능한 환경에 기여하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2016년 국내 시장에 어패럴 부문을 론칭할 때부터 친환경 소재를 도입하며 주목받았다. 리사이클 소재나 오가닉 코튼 같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명에도 멸종 동물의 이름을 사용하면서 지속가능한 소비에 동참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소재 비중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지난 2022년 상반기에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 서울 제품, 생분해 원사 및 생산과정에서 물과 가스 사용량을 50% 줄인 에코베로 제품 등 그린티 시리즈를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죽은 동물의 깃털만을 활용하는 RDS다운과 에코레더 소재를 활용한 아우터를 출시했다. 올해는 친환경 라인업의 비중을 올해보다 40% 더 늘릴 예정이다.

언더웨어도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해 제작했다. '마이판 리젠'은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나일론 소재고, 함께 사용된 '리젠'은 버려지는 페트병을 모아 다시 탄생한 폴리에스터 소재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에너지 절감에 기여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관계자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비닐 성분의 코팅이 함유되지 않은 100% 재활용 소재의 쇼핑백을 사용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으로 지구와 환경 보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 아이유가 입어 화제를 모았던 블랙야크 '마카롱 플리스'는 국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플러스틱(PLUSTIC) 제품이다. 플러스틱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말이다.

블랙야크를 운영 중인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지난 2020년 배출에서 재활용 및 제품생산, 소비까지 이어지는 '투명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국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패션 제품 시장화에 성공했다. 첫 상용화 제품인 티셔츠를 시작으로 현재는 재킷, 패딩, 바지, 플리스 등 의류부터 가방, 모자, 목도리 등 용품까지 전 품종으로 확대했다. 블랙야크가 2022년 11월까지 재활용한 투명 페트병(500ml 기준)은 약 5000만병에 이른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대기업 사업장에서 나오는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더 많은 기업과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샘, 코카콜라, 이마트, SK가스, SKC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교복도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제품이 인기다.
엘리트학생복을 운영하는 형지엘리트는 '친환경 교복' 개발을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 웜스판이 적용된 교복 바지와 치마 제품은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소재를 적용한 것으로, 전년 대비 수주량이 45%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패션은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패션업계가 더욱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업사이클링 소재 적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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