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로 못 살아요"…'긱 워커' 시대 열렸다
2023.01.19 05:00
수정 : 2023.01.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디자이너로 일하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부터 퇴근 후 시간을 부업에 투자하고 있다.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고정 생활비가 늘면서 월급만으로는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A씨는 "요즘 주변 친구들만 봐도 월급으로만 생활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부업을 하고 있다"면서 "애초에 프리랜서로 일하는 친구들도 추가로 여러 건의 부업을 얹어서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고용시장이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노동 경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HR테크 업계는 최근 1~2년새 일제히 긱 서비스를 론칭했고, 두 자리에서 많게는 세 자릿수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성인 10명 중 6명 초단기 임시직 원해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사람인이 지난해 기업 및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인남녀 2864명 중 58.6%가 '긱워커'(초단기 임시직)로 일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기업 458개사 중 71.2%가 긱워커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긱 이코노미의 성장에 따라 프리랜서(긱워커)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니즈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자 하는 개인회원(구직자)들의 니즈가 커진 것이다.
사람인은 지난해 '사람인 긱'을 론칭했다. 각 분야별 전문 프리랜서와 기업의 프로젝트를 매칭해 주는 B2C 모델을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10월에는 기존에 사람인에서 운영하고 있던 C2C 모델 재능마켓 '오투잡'을 통합해 정식 오픈했다. 사람인 긱은 론칭 시점인 지난해 1·4~4·4분기 '누적회원가입수'와 '누적프로젝트의뢰건수'의 '누적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34%, 70%로 지속 성장 중이다.
눈 여겨볼 점은 최근 자격과 실력을 갖춘 전문 프리랜서 활용을 통해 비즈니스 확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인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프리랜서가 강세인 분야(IT개발·디자인·경영비즈니스·마케팅) 외에도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노무사 등 다양한 전문 직업군이 사람인 긱에 신규 유입하고 있다"면서 "프리랜서 일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능판매 요청 서비스 등 영역 확대
알바몬의 재능거래 앱 '긱몬'은 △과외·레슨 △번역·통역 △인테리어·가구 △생활·도우미 △상담·노하우 등 18개 분야의 재능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반려동물 산책 △함께 쇼핑하며 옷 골라 주기 △악기 레슨 △줄넘기 과외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거래하겠다는 게시물도 다수 업로드되고 있다.
최근에는 본인에게 필요한 재능을 판매 요청할 수 있는 '긱 요청하기'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앱 하단에 '긱 등록' 버튼을 누른 후 '긱 요청하기'를 선택해 본인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재능과 가격 등 상세한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작성이 완료되면 화면 내 '요청긱' 카테고리에 내용이 노출된다. △사진 촬영 △운동 강습 △선물 포장 등 본인에게 필요한 모든 재능을 판매 요청할 수 있다. 긱몬은 이달 기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를 합산한 누적 앱 다운로드 수가 45만을 넘어섰다. 긱몬에 등록된 긱 건수는 5만8000건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226% 성장을 기록했다.
인크루트도 긱워커플랫폼 '뉴워커'를 출시하고 지난해 4월 앱도 론칭했다.
뉴워커는 모집, 선발 및 계약, 정산에 이르는 전과정 업무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앱 개편을 통해 '출퇴근 관리' 기능을 신규 추가했다. 이로써 기업이 긱워커의 출퇴근 및 근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근태 관리와 정확하고 투명한 정산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앱 내 긱워커 프로필 기능도 강화해 참여했던 긱과 횟수도 노출되도록 했다. 긱워커 추천 시스템도 고도화했다. 긱 참여 내역과 경력 등을 AI 분석해 프로젝트에 적합한 사람을 기업에 추천해준다. 뉴워커는 향후 일자리 카테고리를 더 늘려 긱워커의 유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뉴워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신장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대비 더 높은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면서 "연초부터 긱워커 의뢰기업이 늘고 있고, 코로나 안정세와 경기침체로 인한 부업 활성화 등 대외 환경 요인으로 긱워커 서비스는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