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세’ 시행에… 철강업계 수출 비상
2023.01.24 18:47
수정 : 2023.01.24 18:47기사원문
■10월부터 탄소배출량 보고해야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회 및 유럽이사회가 잠정 합의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해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관련 업체들은 현지 수입업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2026년부터는 CBAM 인증서 구매의무도 생긴다. CBAM이 EU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수출국 입장에선 일종의 추가 관세 성격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커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도 불린다.
철강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이 크고 탄소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 비중도 높아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2021년 한국의 업종별 EU 수출액은 CBAM 적용 대상품목 가운데 철강이 43억달러(약 5조3100억원)로 가장 컸으며 이어 알루미늄(5억달러), 비료(480만달러), 시멘트(14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국제기후변화 싱크탱크인 E3G에 따르면 CBAM 시행으로 한국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2026년 9600만유로(약 1287억원)에서 2035년 3억4200만유로(약 4584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EU가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 등 역내 일부 산업에 탄소배출권 구입을 면제해주는 ETS 무상할당제 폐지를 2034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TF 구성 본격대응 나서
이에 정부는 철강업계와 학계·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철강산업 탄소규제 국내 대응 작업반'을 출범했다. 포스코도 CBAM 시행에 대비하고 EU 수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 TF를 구성, 상시 논의와 협업에 나섰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최종법안이 발표되고 세부 시행령이 나오면 정부, 철강협회 등과 공동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미 저탄소 친환경 공정·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제강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하이렉스' 공법을 통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전기로 기반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를 구축, 2030년까지 상용화할 방침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