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컨퍼런스콜 쇼크에 시간외 거래서 하락..빅테크 실적 부진 이어지나
2023.01.25 15:13
수정 : 2023.01.25 15:13기사원문
MS에 이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빅테크들도 부진한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MS 매출 성장세 6년만 최저..순익은 예상 상회
마이크로소프트는 25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2023 회계연도 2·4분기(2022년 10~12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한 52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성장세는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매출액도 월가의 컨세서스(529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은 12% 감소한 164억달러로 기대를 충족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32달러로 컨센서스(2.29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MS는 직원 1만명을 정리해고하고, 하드웨어사업을 효율화하는 등 구조조정에 약 12억달러의 비용을 청구했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계속 투자하면서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부문이 기대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며 윈도의 판매 부진을 상쇄했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215억1000만달러를 기록, 컨센서스(214억4000만달러)를 넘었다.
특히 애저와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1% 늘어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부문 역시 7% 증가한 170억달러의 매출로 컨센서스(167억9000만달러)를 초과했다.
다만, PC부문 매출은 19%가 줄어 142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윈도 라이선스 판매가 1년 전보다 39% 급감했고, 'X박스' 콘텐츠 및 서비스 수익은 12% 축소됐다.
클라우드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자 MS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뒤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제시되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으로 돌아섰다.
MS는 2023 회계연도 3·4분기(2023년 1~3월) 매출을 505억~515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컨센서스(525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기대를 키웠던 인텔리전스 클라우드부문 역시 컨센서스(222억달러)보다 낮은 217억~220억달러 매출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애저 매출 성장률은 현재 30%대 중반에서 4~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빅테크들도 부진한 실적 예상
앞으로 줄줄이 실적을 내놓을 빅테크들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2월 1일), 애플(2월 2일), 아마존(2월 2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2월 7일)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미국의 주요 빅테크인 이들 5개 회사의 합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 불안에 빅테크들은 앞다퉈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에 나서고 있다. 앞서 MS는 1만명, 메타는 1만1000명, 아마존은 1만8000명, 알파벳은 1만20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빅테크에 대한 정부의 규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미 법무부는 구글이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불법적으로 지배력을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면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미 연방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반독점법 소송이다.
다만, 기술주가 최근 크게 하락한 만큼 투자 매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6배와 23배를 밑돈다. 팩트셋에 따르면 두 주식 모두 2021년에는 PER가 40배 이상이었다.
시노버스트러스트의 대니얼 모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00년처럼 빅테크가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약간의 침체로 갈 수 있겠지만 여전히 많은 기술주들이 남아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