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교섭’의 인질강도죄
2023.01.27 14:02
수정 : 2023.01.27 14:02기사원문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은 분당 샘물교회의 목사와 신도 등 23명이 2007년 아프카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피랍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피랍된 사람들이 아니라 탈레반과 협상하는 외교관을 위주로 그리고 있어서인지 납치극에서 보이는 긴장감은 없습니다.작품 속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은 한국인 인질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포로로 수감된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다가 금전을 요구합니다.
인질범이 인질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에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는 해방감경규정이 인질강요죄에 대해서는 규정되어 있습니다. 인질강도죄에는 해방감경규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인질강도범이 인질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주면 형량에서는 참작될 것입니다.인질강도죄의 수단인 체포 · 감금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직접적, 현실적인 구속을 가하여서 행동의 자유를 빼앗거나 사람으로 하여금 일정한 구획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여 신체활동의 자유, 특히 장소적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말합니다.인질강도죄의 수단인 약취 · 유인이란 폭행 · 협박 · 기망 · 유혹으로 사람을 보호받는 상태나 자유로운 생활 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인질강도죄가 성립하면 그 수단인 체포 · 감금 · 약취 · 유인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강도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강도죄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체포 · 감금 · 약취 · 유인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인질로 삼는다는 말은 납치된 인질의 생명 · 신체 등의 안전에 관한 제3자의 우려를 이용하여 석방이나 생명 · 신체에 대한 안전보장의 대가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말합니다.제3자에는 인질이 제외되므로 인질로부터 직접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은 인질강도죄가 아닌 강도죄가 성립합니다.
인질강도범이 인질을 상해하거나 살해하면 강도상해죄 또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합니다.영화 속 탈레반 무장세력의 포로가 된 동료들을 석방하라는 조건은 명분일 뿐이었고 실제로는 돈을 받고 인질들을 풀어주었기 때문에 인질강도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실제 샘물교회 사건에서도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풀어주면서 그 대가로 큰돈을 받았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