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은 누구...'우리금융' 개혁이 포인트

      2023.01.29 16:36   수정 : 2023.01.29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직을 둘러싼 경쟁이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내부·외부인사의 대결이지만 한발 더 들어가면 우리금융지주 개혁을 놓고 우리금융과 금융당국의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관치논란'을 의식해 내부 인사가 최종 후보로 추천될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다르게 임 전 위원장의 출전으로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쏠린다.



■회장 자리 두고 "외부냐 내부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27일 열린 회의에서 4명으로 압축된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숏리스트)를 확정했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 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이, 외부 출신으로는 임 전 위원장과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이 포함됐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후보군 중 이 은행장이 차기 회장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962년생인 이 은행장은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지난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을 거쳤다. 특히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해 그룹 내 2인자로 입지를 다졌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임 전 위원장 뒤에는 금융당국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임 전 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13년부터는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출신이지만 전직이라서 외부 출신으로 분류된 이 전 우리FIS 사장을 제외하면 후보군 중 '순수' 외부 출신은 임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기관 미래를 생각하면 차기 회장에는 외부 인사가 발탁되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인 듯하다"면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뒤 이원덕 행장을 중심으로 내부가 결집하고 있는 것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개혁 적격자는 누구?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 2차 후보군 선정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가 일주일 만에 결정되는 과정에서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걱정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추위 과정이 외부 인사에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비공개로 '속전속결' 이뤄지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는 외부 인사가 차기 금융지주 회장이 되는 것을 바라는 금융당국 속내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고 끝에 손태승 회장은 연임 도전을 포기했지만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은 검토하고 잇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당국과 관계는 여전히 불편한 상태다.
때문에 이 은행장이 금융그룹 출범부터 민영화까지 손 회장과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다는 것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은 이 은행장이 차기 우리금융 회장이 될 경우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우리금융 간의 기싸움은 '과연 우리금융 개혁에 누가 적임자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결과"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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