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씩 입여는 김성태..경기도 대북사업 도대체 무슨 일 있었나

      2023.02.01 10:31   수정 : 2023.02.01 10: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북한에 총 800만 달러(약 98억원)를 전달했고, 이중 300만 달러(약 37억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위한 것이었다"라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검찰은 대북송금의 상세한 경위와 배경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총 500만 달러(약 61억원)를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 배경에 대해 추궁해왔다. 김 전 회장은 구속수사 이후 한동안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위한 대가'라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자 추가 송금 내역과 이유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1월과 4월에 건넨 500만 달러(약 61억원)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과 11월에 건넨 300만 달러(약 37억원)에 대해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은 2018년 추진된 사업이다.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18년 10월 북한과 합의한 6가지 대북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는 황해도지역 1개 농장을 스마트팜(농림복합형 시범농장)으로 지정해 경기도가 개선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와 관련해 북측은 쌍방울에 "경기도가 예전부터 북한의 낙후된 농장을 농림복합형 농장 이른바 스마트팜으로 개선하도록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지원이 없다"며 "경기도 대신 5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사업비 대납을 요구했고, 김 전 회장이 이에 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사 결과 김 전 회장은 2018년 12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과 함께 중국에서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북측이 김 전 회장에게 "경기도 대신 스마트팜 비용을 지원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11월 두 차례 중국의 한 식당에서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실장에게 500만 달러(약 61억원)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1월에 이 전 부지사와 송 부실장 등과 회동할 당시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방울은 같은 해 5월 자원 개발 등 사업권을 보장받는 합의서를 북측과 체결해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 주가가 급등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 인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북한에 500만 달러(약 61억원)를 주기로 합의한 뒤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대표와 전화 통화한 적 없다고 주장한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2019년 11월 이 대표 방북 비용 명목으로 300만 달러(약 37억원)를 송금했다는 내용의 진술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도지사에게 모두 보고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부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직 쌍방울 관계자는 "2019년 5월 김 전 회장 모친상 때 당시 이 대표 비서실장(경기도 소속)이 조문을 왔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대북 송금 규모와 배경을 구체화하고, 쌍방울이 어떤 이유에서 경기도를 대신해 거액을 건넨 진위에 대해 밝혀나갈 전망이다.
또 이 대표가 대북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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