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에 들뜬 증시, 토끼랠리 지속… 전문가 "상승 추세 낙관은 일러"

      2023.02.02 18:09   수정 : 2023.02.02 18:09기사원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물가상승 둔화' 발언에 증시가 상승세로 화답했다.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충족되면서 '토끼 랠리'가 지속됐다. 하지만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둘기 발언에 환호…반등은 무리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8% 오른 2468.88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랠리를 이끈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524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지수는 1.82% 상승한 764.62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시장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하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면모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물가상승이 둔화되고 있다고 짚으면서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추세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저점은 지났지만 박스권 탈피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에 이미 시장이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크게 오른 데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이 우려되는 탓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월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언급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저점은 지났을 가능성이 높고, 조정을 받더라도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상승 추세는 아니다"라면서 "반등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전망치 하향이 일단락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내내 금리 때문에 시장이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달에 너무 많이 올라 다소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은 다소 부담

무엇보다 기업들의 실적에 비해 증시가 급하게 올랐다는 대목이 우려되는 포인트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8%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기업 실적은 부진해 코스피의 전체적인 밸류에이션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72배다. 지난해 10월 초(9.3배)와 비교하면 훌쩍 높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넘어선 수준"이라며 "코스피지수 3200~3300 선과 같은 밸류에이션 레벨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소한 경기와 실적의 저점이 가시화돼야 추세적인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권가는 이익이 받쳐주는 경기방어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낙관적인 요소는 대부분 반영이 됐고, 기업의 이익 하향조정 흐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매출 타격이 크지 않고, 영업이익률이 유지되고 있는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종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보다 차익실현을 어느 정도 해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속적인 랠리 영향으로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상승 기류에 공격적으로 올라타는 전략보다는 차익실현을 일정 부분 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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