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2.8원" 하루만에 급등한 환율, 무슨일? 美 고용호조에 주춤한 약달러

      2023.02.06 16:30   수정 : 2023.02.06 17: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220원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6일 하루 만에 20원 이상 오르면서 125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한 달만에 최고치로, 일일 상승폭 기준으로 두 달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탓이다.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 연준으로서는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시장전문가들은 달러화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하면서도, 1100원대로의 하락과 추가반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美고용호조에 원·달러 환율 1달만에 최고치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18.1원 오른 1247.5원으로 출발한 후 1252.8원에 상승 마감했다.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23.4원 오른 것으로 일일 상승폭은 지난해 12월 6일(26.2원) 이후 두 달만에 가장 컸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달 6일(1268.6원)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 '급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고용 호조 때문이다. 지난 3일 미 노동부는 1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18만7000개)의 3배 가까운 51만7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달 실업률 역시 3.4%로 1969년 5월 이후 약 54년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임금상승률이 전월대비 둔화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감소했지만, 고용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경제 지표가 개선될수록 시장에서는 악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부의 발표 당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9% 추락했다. 같은날 미 10년물 국채 가격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기술주와 국채 모두 금리 변화에 민감하며 금리가 내려갈수록 시세가 오른다. 두 자산 가격 모두 연준이 지난 1일 기준 금리 인상폭을 앞서 5%p에서 0.25%p로 줄이자 오름세를 보였다.

대내외 변동성에.. 환율 하락세 '멈춤' 가능성

이런 상황에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체로 달러화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면서도, 추가하락과 깜짝반등 가능성이 모두 제기됐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미 연준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격 책정 흐름이 있었을 텐데, 고용 지표가 생각보다 견고해서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환율이 1200원대 아래로 내려가기에는 쉽지 않고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이 1300원대 이상으로 올라갈 확률은 희박하다고 봤다.

미국의 견고한 고용지표뿐 아니라, 금리 인상 기조 자체가 환율 상승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장은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가 크게 꺾이지 않았다"라며 "개인 소비 지출이 견조하기 때문에 금리는 계속해서 오를 것이고 이에 따라 환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달러화가 깜짝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환율이 오르기는 하겠지만 환율 1450원선을 우려했던 지난해만큼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기류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고용지표와 마찬가지로 대내외 여건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경쟁 등의 변수로 상반기에 1200원대 초반 또는 1100원대 후반까지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안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수출 회복 등의 요소들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또한 이번달 100 후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103선으로 급등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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