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없는 노다지" 토큰증권 잽싸게 뛰어든 증권사

      2023.02.09 15:15   수정 : 2023.02.09 15: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STO)에 몰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안에서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고 관련 규율 체계 정비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다. 토큰 증권이란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보유 주식이나 수익 증권을 토큰 형태로 증명한다.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새로운 발행 형태로 증권성을 갖춰 가상자산과는 구분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을 사고 팔 수 있는 유통시장의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의 다자간 거래를 매매 체결할 수 있는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신설할 예정이다.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 후속으로 디지털자산, 토큰 증권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토큰 증권 시장 준비해온 증권사

9일 NH투자증권의 윤유동, 홍성욱 연구원은 전통 금융사 중에서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 시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2년 전부터 가상자산 관련 부서 또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산업 리서치, 블록체인 업계 지분투자 또는 컨소시엄 형성 등 업무를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을 고려할 때 증권사는 토큰 증권 시장 내 토큰의 유통 및 계좌관리를 주로 담당할 예정"이라며 "MTS 내 상장 토큰 매매 시스템 구축, 고객 계좌개설, 예치금 보관 등이 주요 업무다. 이 과정에서 매매수수료 수익 정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사실상 큰 수익 창출 분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어 "다만 증권사는 플랫폼 강화를 위해 토큰 증권 사업에 참여한다. 소수점 거래, 마이데이터 등 다방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데 토큰 증권 매매 기능을 추가하면 투자자들의 MTS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수익은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인 고객 확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홍 연구원은 "지난 2021년 이후 가상자산 앱의 MAU(월평균사용자수)는 증권사 MTS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관심있는 투자자의 일부만 증권사로 끌어와도 MAU 확대가 가능하다"며 "또 증권사 역량에 따른 고객 확보 차별화도 본격화 될 수 있다. 주식 종목은 모든 MTS에서 동일하게 거래가 가능하지만, 자체 발행한 토큰 증권은 해당 회사의 플랫폼에서만 거래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을 대상으로 한 조각투자는 참신한 투자 아이디어로 시장에서 화두로 떠올랐지만 아직까지 투자자산으로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일부 업체는 증권성 논란 등 이슈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전통 금융기관인 증권사와 협업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2의 토스가 나오나.. 강력한 플랫폼 구축 가능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 증권사 플랫폼에 방문이 늘어나면 날수록 주식매매 유도, 금융상품 판매, 마이데이터 연계 등 다방면으로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기존 일부 조각투자업체들의 수익이 저조하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도 마지막까지 매각이 아닌 사업체 유지를 택한 점도 같은 이유"라며 "국내 주식시장의 평균 매매수수료율은 8bp(1bp=0,01%)로 높지 않다. 토큰 증권 시장도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한다. 증권사가 토큰 증권으로 얻을 수 있는 단기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인 수익성은 훨씬 클 전망"이라고 봤다.

홍 연구원은 "테크핀 업체인 토스의 MAU는 1512만명으로 KB금융의 1166만명보다 더 많아 플랫폼의 영향력은 전통 금융사를 위협한다"며 "토스의 업력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성장이다. 최근 알뜰폰 시장 진출 등 사업 분야를 확장해가고 있다.
증권사도 장기적으로 토큰 증권 신사업을 통해 사업 역량 강화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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