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 최태원 회장에 또 '경고'…"계열사 신고 누락"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일부를 빠트리고 신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최 회장의 이같은 행위가 법 위반은 맞지만, 법 위반 인식가능성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킨앤파트너스, 플레이스포, 도렐,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등 4개사를 소속회사에서 누락해 사실과 다르게 자료를 제출했다.

지정 자료는 해마다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킨앤파스너스는 SK 소속 비영리법인(행복에프앤씨, 우란문화) 임원이 2014년 12월 15일부터 2018년 12월 24일까지 발행주식을 총수 소유했다.

또 2021년 6월 30일까지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기원(동일인의 혈족 2촌)씨가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플레이스포는 2021년 6월 30일 킨앤파트너스가 지분 전량 보유해 흡수합병했다. 킨앤파트너스와 플레이스포가 합해 '도렐' 지분 전량을 보유했다.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는 동일인 관련자가 지분 55%～65%를 보유했다.

공정위는 "4개사는 비영리법인 임원 등 동일인 관련자가 지분을 소유하거나 동일인의 혈족 2촌이 경영상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기업집단 SK의 소속회사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다.

다만 공정위는 최 회장의 지정자료 허위제출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누락된 4개사에 대해 최태원 및 SK의 기존 소속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최 회장이 4개사의 설립·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는 것이다. 4개사와 SK의 기존 소속회사 간 내부거래도 거의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인식 가능성이 현저한 정도가 되려면 보고를 받았거나 계획했을 경우가 되는데, 판단함에 있어 그런 것들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4개사에 최 회장의 주식이 하나도 없고 최기원씨를 통해 지배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동일인 인식 가능성이 경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계열사 신고 누락으로 공정위의 경고를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해 최 회장이 2017∼2018년 공정위에 제출한 지정 자료에서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이 회사가 지분을 가진 3개사 등 총 4개 계열사 자료를 누락했다며 한차례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e-mail]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