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공 받은 헌재…탄핵 심리 개시

      2023.02.09 14:47   수정 : 2023.02.09 15: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제출되면서 탄핵 심판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헌정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이라는 공을 국회로부터 넘겨받은 헌재가 어떻게 결론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심판한 것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2021년 임성근 전 부장판사 등 3건이다.



9일 헌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 장관 탄핵 소추의결서를 접수받은 헌재는 즉시 사건번호를 부여하고 사건을 배당했다. 사전심사 없이 바로 본안 심사로 이뤄지는 탄핵 심판인 만큼 헌재는 주심 재판관 지정, 심리 방식 등에 최대한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중앙부처 장관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야기될 국정 혼란을 고려해서다.

보통의 경우 주심 재판관 등이 결정되고 일정 등을 구체화하는데, 이렇게 되면 일종의 검사 역할을 맡는 소추위원인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과 이 장관 측 의견서를 받은 것이 다음 단계다. 이후 변론기일 등을 잡아 각 측의 의견도 직접 듣는다.

헌재 결정은 인용, 기각, 각하 등 3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인용되고 반대가 4표 이상이면 기각된다. 탄핵소추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재판관이 5명 이상일 경우는 각하된다.

심리 기간은 원칙적으로 180일 내 결론을 내야 하지만, 강행 규정이 아니라 심리 기간은 유동적이다. 임성근 전 부장판사 심리는 8개월 넘게 걸린 반면, 노 전 대통령(64일), 박 전 대통령(92일)은 단기간에 결론냈다.

다만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이 올해 3∼4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헌재재판관 정족수가 7명 이상인 점에서 심리 진행에 별다른 무리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나, 후임자 임명 등은 심판 일정을 꼬이게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이 장관의 탄핵 심판의 최대 쟁점은 이태원 참사 대응 실패가 '파면할 만한 헌법·법률 위배' 사항인가다. 탄핵을 주도한 야권은 이 장관이 참사 대응 과정에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은 재난 예방·대응과 관련한 헌법·법률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에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법조계 판단은 엇갈린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써 직무 집행상 과실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직무 소홀'만으로는 책임을 묻기엔 힘들다는 지적이 다수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실대응의 책임'이 행안부 장관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떤 의무를 위반했는가를 특정하기 어렵고 경찰 신고 처리나 인력 배치 등은 장관의 책임이라기 보다 국가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법조계는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이태원 참사라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 국가 공무원법 위반이라는 것이 탄핵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같은 '직무 소홀'은 탄핵 사유가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국가시스템으로 대비했어야 하는 문제지만 행안부 장관의 탄핵으로 책임을 질 문제이냐는 다른 문제다.
그렇게 되면 사고가 날 때마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파면되어야 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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