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불륜 확인하려고".. '불륜 의심' 여성 집 찾아가 문 '쾅쾅'

[파이낸셜뉴스] 남편의 불륜이 의심되는 상대 여성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해 선처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으로 기소된 A씨(42·여)에게 30만원의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9월 29일 오후 3시 54분께 남편의 불륜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 여성 B씨가 사는 원주시의 한 아파트에 찾아갔다.

당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B씨를 기다리던 A씨는 입주민을 따라서 아파트 공동 출입문을 통과한 뒤 B씨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36초 동안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A씨는 재판에서 "남편이 B씨의 집에 있는지를 확인하려 했던 것일 뿐 피해자의 주거를 침입할 의사가 없었고, 고의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 허락 없이 전용 주거 부분까지 침입할 의사가 없었다고 해도 그에 부속한 공용 부분을 출입, 36초가량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 행위는 주거의 평온 상태를 침해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아파트는 비밀번호가 설정된 공동 출입문을 설치,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라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 자신의 남편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사정을 모르는 아파트 거주자가 개방한 공동 출입문을 통해 공용 부분에 들어갔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재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e-mail]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