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 주저함 없다" 우리금융 계열사 CEO 변화폭에 관심 집중
2023.02.14 18:50
수정 : 2023.02.15 15:21기사원문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 임기가 만료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거취다.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비중의 80% 가량이 우리은행인 만큼 계열사 CEO 중 상징성이 가장 크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기록한 당기순이익 3조4813억원 중 2조9198억원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나왔다. 그룹 순이익의 83.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 지분이 각각 60.8%, 67.9%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행장은 손태승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상업, 한일은행 간 파벌싸움은 현재 우리금융의 내부 갈등 원인 중 대표적으로 꼽힌다. 현재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파벌 갈등에서 자유로운 임 내정자가 이같은 당국의 의지를 반영해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행장이 DLF·라임펀드 사태, 대규모 횡령 사고 등 각종 금융사고로 3연임을 저지당한 손 회장의 임기 중에 은행장으로 선임됐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2월 손 회장이 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받은 후 이원덕 행장은 사내이사에 내정되면서 내부에서 손 회장에 이어 지주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임 내정자는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 후 진행한 첫 인사에서 지주·계열사 임원 15명 중 11명을 교체할 만큼 인사에 주저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내정자는 당시 농협 역사상 처음으로 지점장을 부행장으로 전격 발탁하고 농협은행에서는 부행장 8명 중 6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그는 신충식 당시 농협 은행장의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김주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 회장일 당시에도 전문성 위주로 인사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은행장 등 요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원덕 행장이 선임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만약 이 행장을 교체할 경우 내부사기에 영향을 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원덕 행장의 차기 주자로 나설 사람이 마땅히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면서 "이순우 전 회장부터 손 회장까지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임원급이 대거 물러나 계열사 CEO가 연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