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여파로 북-러 교역 급증" CSIS
2023.02.18 02:58
수정 : 2023.02.18 02:58기사원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립된 러시아가 북한과 교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수개월 양국간 교역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CSI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두만강과 러시아 하산(Khasan)을 연결하는 철도에서 석탄, 석유, 기타 재화 운반이 늘어난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된다.
CSIS 아시아·한국 담당 선임부사장인 빅터 차는 "철도 운송이 증가한 것이 우연은 아니다"라며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행정부 관계자들도 북한이 러시아 용병 회사인 바그너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운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운송이 바로 CSIS가 공개한 철도 수송이다.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관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계속해서 물자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SI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은 러시아와 관계 개선 기회를 잡았다.
핵무기 개발 속에 국제 제재로 고립된 북한은 팬데믹으로 고립이 심화됐고, 이때문에 이미 나락으로 추락한 경제가 더 극심한 지경으로 몰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면초가가 된 러시아가 북한과 손잡으면서 고립을 일부 완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캘리포니아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정치학자 나오코 아오키는 북한이 러시아와 교역으로 외화와 연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엔의 강력한 제재망도 우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오키는 이같은 맹점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물자 확보가 필요한 북한에 특히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이같은 국제 불안정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주로 중국에만 의존하던 북한의 교역을 확대하는 발판이 됐다.
북한은 대부분 교역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편 러시아에서는 석유를 수입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그 규모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교역센터(ITC)에 따르면 2019년 북한과 러시아간 교역 규모는 약 4800만달러로 대부분 석유제품 수입이 차지했다.
러시아 통계에 따르면 그러나 양국 교역은 팬데믹 첫 해인 2020년 430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교역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국경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유엔 제재로 연간 석유수입 규모가 50만배럴로 묶여 있지만 러시아와 밀거래로 석유를 불법적으로 더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