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8일만 동해상 ICBM 추정 탄도미사일 1발 쏴...'다목적성' 도발(종합2)

      2023.02.18 21:19   수정 : 2023.02.19 01: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18일 오후 5시 22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이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종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군은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 제원을 정밀 분석 중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8일 만이자, 올해 두 번째 도발이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홋카이도 오시마섬 서쪽 약 200㎞의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 해상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고고도 5700㎞, 비행거리 900㎞로 추정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발을 가속하는 폭거"라며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사일의 비행시간과 합참의 발표 등으로 미뤄 북한이 △화성-17형 ICBM 고각 발사, △지난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 추진 ICBM' 실험발사, △오는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를 마치겠다는 예고에 따른 ICBM 성능 검증 시험 발사 가능성 등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2~3월에도 ICBM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이를 '정찰위성 관련 시험'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 3일과 같은달 18일엔 정상각도 발사시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화성-17형 추정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은 또 최근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도 공개 반발한 데 이어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가 정당한 우려와 근거를 가지고 침략전쟁 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저들의 훈련 구상을 이미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 같은 수사적 경고에 근거하면 이번 도발 재개는 오는 22일 한·미가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북한의 실제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행하고, 내달 중순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을 한다고 각각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 등 한미동맹 이간·남남갈등 유발을 노린 복합적인 의미로 풀이된다.

DSC TTX는 한미가 맞춤형확장억제전략에 따라 북한의 핵사용 위기단계별 대응방안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한·미는 또 다음 달 중순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을 시행할 계획이다. 연습 기간에 연합야외기동훈련 규모 및 범위를 확대하고 사단급 쌍룡 연합상륙훈련 등 과거 '독수리 훈련'(Foal Eagle) 수준으로 진행한다.

아울러 이번 북한의 도발은 우리 국방부가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부활한 '2022 국방백서'를 발간한 지 이틀 만이다.

이번 백서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기술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면서 '새 전략무기체계'의 등장을 예고했고,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 ICBM 체계 개발'을 올해 국방부문의 과업으로 제시했다.

지난 8일 북한 정규군 창설 기념일인 건군절 열병식에선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한 '화성-17형' ICBM이 10기 이상 관측됐다. 이에 더해 국방색 얼룩무늬 도장을 한 원통형 신형 발사관(캐니스터)을 탑재한 채 한 측면에 9개씩 모두 18개 바퀴를 달고 나온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9축 18형'이 총 4기 관측됐으며 각각 571~574의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건군절 열병식의 특이점은 "신형대륙간탄도 미사일(ICBM)과 전술핵미사일 종대, 장거리순항미사일 종대도 등장시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반격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적으로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김덕기 해군 사관학교 객원교수도 북한은 열병식에서 "화성-17형 10여기 이상과 신형 고체연료 추정 ICBM 4기를 더해 역대 최다 수량의 ICBM 전력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해 과시함으로써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 양산체재를 갖추고 실전 배치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보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 건군절 열병식 행사의 보도 사진과 해외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해 화성-17형 종대를 구성한 TEL은 행사장 내 11대와 미입장 1대까지 총 12대가 식별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열병식에서 ‘전술핵 운용부대’도 등장시켰다. 이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KN-23과 초대형 방사포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부대를 의미하며, 북한은 대남 전술핵 공격 능력과 일본 내 미군 기지,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동시에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중 34일에 걸쳐 역대 최다의 총 70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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