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돈 잔치' 더 한다..성과급 최대 400%↑·임금도 상승
2023.02.20 17:55
수정 : 2023.02.20 17: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대 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규모가 늘어난데 이어 올해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상승기 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역대 최대 순익이 올린 은행들이 또다시 ‘돈잔치’ 한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임금 인상률은 2021년 기본급 기준 2.4%에서 2022년 3%로 높아졌다. 2022년 임금 협상 결과는 작년 임금에 소급 적용되고, 올해 임금도 이 기준으로 지급된다.
성과급 지급률도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우리사주를 포함한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361%로, 전년 대비 61%포인트(p) 증가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성과급을 전년 대비 50%p 올린 기본급의 400%, 350%로 책정했다.
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에는 기본급의 300%를 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대 후반 정도를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정된 후 결정된다.
은행들은 2022년 임금 인상률이 3%로 전년 대비 높아진 것은 높은 물가 상승률과 사상 최대 실적 등을 함께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은행 임금 체계는 대부분 근속연수에 비례해 임금을 올려주는 호봉제다. 호봉제는 매년 임금을 1~2%가량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임금 인상률이 3%로 결정돼도 실제 임금은 4% 넘게 오르는 것이다.
은행권은 급여 외에도 1인당 연간 수백만원의 복리 후생비를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대 은행의 복리 후생비 지급 규모는 4036억원으로 전년(3699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여론은 차갑다. 금리 상승기 대부분의 차주(대출받은 소비자)가 이자 부담 증대로 힘든데, 은행은 이를 통해 최대 실적을 내서다. 5대 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지난해 총 49조2298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18.5% 늘어난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은행이 고금리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을 위해 오는 23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연다. TF는 은행권 경쟁 촉진·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성과급 등 은행 보수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금리 체계 개선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