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벗자"… 대출금리 내리고 채용 늘리는 은행권
2023.02.21 18:42
수정 : 2023.02.21 20:27기사원문
정치권과 금융당국 은행권 '돈 잔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은행들이 서둘러 금리를 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금리 인하를 발표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를 적극 검토 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도 떨어졌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30~6.21%로 지난해 말(4.93~6.73%) 대비 약 0.5%p 하락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5.29~6.38%로 지난해 말(5.73~7.04%) 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채 시장 안정에 은행들 자율적인 금리 인하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자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p 인하한다. KB주택담보대출 금리(12개월 기준)를 기존 5.05~6.45%에서 4.70~6.10%로 0.35%p 내린다. 또 KB주택전세자금대출과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55%p 내리고,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대 0.45%p 내린다.
이는 지난 3개월 연속 금리를 낮춘 것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p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05%p, 1.30%p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다.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를 0.45%p 내리고 5년 변동금리도 0.2%p 인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부조정금리를 적용해 실질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가져가는 마진인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계획 중"이라고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다른 은행 대비 금리가 낮지만 더 내릴 수 있는 금리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돈잔치' 논란에 뭇매를 맞은 은행들이 '밉상' 인식 개선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채용을 대폭 늘렸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공공재' 논란에도 대처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각각 250명씩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인원(추정치)에 비해 50~100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농협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500명을 채용한다. 전년보다 50명 늘어났다. 은행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 채용 규모는 하반기가 훨씬 큰데 올해에는 사회공헌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거세 상반기부터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은행업권의 채용 규모도 늘어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2288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1546명)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전체 채용 계획 규모도 약 3700명으로 작년보다 약 600명 늘어날 전망이다.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사회공헌활동에도 '진심'이다. 규모를 수백억원 단위로 키웠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
신호탄은 하나은행이 쏘아 올렸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에 회사가 기부금을 더해 노사공동기금 300억원을 구성했다. 이 돈은 에너지 생활비 등 취약 차주 생활비로 현금 지원된다.
하나은행은 앞서 서민 금융상품인 '햇살론15' 이용 고객에게 대출금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나머니로 지급한다. 햇살론15의 대출한도는 2000만원으로 차주 1인당 지원 규모는 최대 20만원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현금이나 캐시백 등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KB금융은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돌봄 체계에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지역 내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평일과 주말 모두 맡길 수 있는 돌봄 기관과 방과후학교 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말 이웃사랑 성금 100억원을 전달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