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 전현희 권익위원장 그만 물러날 때

      2023.02.22 18:23   수정 : 2023.02.22 19:11기사원문
사퇴 압박을 받아온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과 관련해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고, 전 위원장은 조직 내 우군인 안성욱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사퇴의사를 밝혀 사실상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2020년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방통위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잡은 검찰은 한 위원장의 과천청사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재승인 심사위원장이던 교수와 재승인 심사 업무를 맡은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이미 구속된 상태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얘기도 흘러나온다.
4명의 정무직 위원으로 구성된 권익위에서 안 부위원장이 떠나면 전 위원장은 자리를 혼자 지켜서 얻을 실익이 없어진다.

5년인 대통령 임기와 3년인 공공기관장 임기의 불일치로 정권교체기마다 알박기 인사 논란과 블랙리스트 수사 공방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전 위원장은 오는 6월, 한 위원장은 7월 임기만료를 각각 앞두고 있다. 두 장관급 정무직 기관장은 그동안 국무회의 참석과 대통령 대면 업무보고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고도 임기를 채우겠다며 버텨왔다.

새 정부와 국정철학이나 정책 노선이 다른데도 임기제를 구실로 자리를 지키는 건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장 본인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것은 물론 몸담은 조직마저 만신창이로 만들어 직원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뜨렸다. 해당 기관 직원들은 보수와 평가에서 손해를 받기 일쑤였다. 현재 국회에는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 관련법안 5건이 발의돼 있다. 기관장 임기와 대상 기관을 놓고 여야 정책위의장이 함께하는 '3+3 협의체'에서 갑론을박 중이다.
여야 공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각론에 차이를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장 알박기 논란은 이번 기회에 필히 고쳐야 할 '나쁜 유산'이다.
다만 제도개선에 앞서 과거 정권에서 코드인사로 임명된 두 위원장은 정권이 교체된 만큼 자진사퇴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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