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고 경기 어렵고..銀 신규연체율 1년새 2배

      2023.02.26 16:05   수정 : 2023.02.26 16: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잇따른 금리인상과 어려워진 경기에 은행권 신규연체율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에서는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자부담이 연체로 연결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금융안정에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월 신규연체율은 평균 0.09%로 1년 전(0.04%)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신규연체율은 당월 새로 발생한 연체액을 전월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부실이 얼마나 새로 늘어났는지 보여준다.
4대 시중은행 신규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급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월과 3, 6월 0.04%로 변동이 없었다가 9월 0.05%, 12월 0.07%로 상승했다.

가계와 기업에 큰 구분이 없이 상승세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까지 0.04%이었다가 9월 0.05%, 12월과 지난달 0.07%였다. 기업 신규연체율은 지난해 6월 0.04%, 9월 0.06%, 12월 0.08%로 올랐고 지난달에는 0.10%까지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12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연체 발생액이 1조 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신규연체율이 0.07%로 하반기중 점직전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했다.

당국과 은행권에서는 "그간의 금리인상 누적효과"라고 봤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6개월간 기준금리를 3.50%로 총 3%p 올렸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물가상승률 불확실성, 금융안정 등을 고려해 금리를 3.50%로 동결키로 했지만 그간의 누적효과로 차주들은 이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 4·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전년동기대비 1.1% 줄어 3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면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24%로 전년동월대비 0.08%p 증가했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46%로 전년동월(0.29%)대비 큰 폭 증가했고, 개인사업자대출은 연체율이 0.16%에서 0.26%로 상승했다.

당국과 시중은행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저금리가 유지됐다가 최근 1년동안 금리가 급속도로 올랐고, 경제상황도 안 좋아서 상황이 안 좋은 취약차주부터 부실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연체율이 높아진 것도 맞고 부실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별로 보면 연체율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신규연체율 등 대출건전성 관리를 위해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 중이다.
금감원은 은행권 결산심사를 통해 손실흡수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