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무역적자 돌파할 '제2 반도체' 발굴해야
2023.03.01 18:05
수정 : 2023.03.01 18:05기사원문
반도체 수출은 다달이 무섭게 쪼그라들고 있다. 비중이 큰 반도체의 고전으로 국내 수출 전체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의 수출 비중은 60%에 이른다. 반도체 수출 급감 쇼크로 수출은 지난달에도 7.5%가 줄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은 계속 줄어드는데 원유·가스 에너지 수입은 증가 추세가 고착화되면서 무역수지는 12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 들어 2개월치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전체 적자의 40%에 육박했다. 수출 난국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상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침체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이미 비상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성장률 통계에서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4% 감소해 10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회원국 평균(-0.3%)보다 못할 뿐 아니라 OECD 국가 중 하위 5위권에 속했다. OECD 중위권 성장률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과하지 않다.
반도체 산업의 현실은 보통 심각하지 않다. 올해는 삼성전자도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반도체지원법은 아직까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으니 될 말인가. 획기적 타개책이 없다면 이 파고를 넘기 어렵다. 신성장 업종 발굴과 신시장 개척에 정부와 국회, 민간 전체가 똘똘 뭉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바이오를 제2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며 최근 대규모 지원계획을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2, 제3의 반도체가 될 산업은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양자물리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기득권 벽을 부수고, 규제 족쇄를 풀어주는 것은 필수의 전제조건이다. 입으로만 떠들 일이 아니다. 과감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