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사무실 지원금 프로모션 '성황'..."입지 대신 가성비"
2023.03.03 10:29
수정 : 2023.03.03 10: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타트업 사무실이 입지보다는 가성비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타트업 사무실 이전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에 스타트업들의 참여가 몰렸다. 스타트업도 과거 크고 화려한 사무실 대신 임대료를 줄일 수 있는 사무실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사무실 이전 지원 프로모션인 ‘신사임당(신년맞이 사무실 임대하는 당신을 위하여)’을 진행한 결과 이번 프로모션 참여 건수가 불과 50여일 만에 70건을 돌파했다. 신사임당 프로모션은 사무실 이전 기업에 2000만원 상당의 임차수수료 무료 혜택과 사무용 가구 할인, 이사·청소비·법무대행비 등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이다.
섣불리 업무공간 변경을 생각하기 어려운 경기 둔화기에도 수천만원에 이르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어 상대적으로 사무실에 큰돈을 쓸 수 없는 초기 기업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프로모션에 참여한 기업들의 월 가용 임대료 범위는 대부분 1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와 관리비로 월 1000만원 이하를 쓸 수 있다는 기업도 약 20곳에 달했다. 도심(CBD)과 여의도(YBD), 강남(GBD) 권역 등 서울 핵심 업무지역 오피스 임대료가 3.3㎡당 1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임대료가 낮은 사무실을 찾기 위해 이 프로모션을 신청했다는 분석이다. 필요 면적도 대부분 660㎡(200평) 이하였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스타트업은 서울 주요 업무지역의 핵심 입지에 더 크고 좋은 사무실을 구하는데 혈안이었지만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말라붙고 경기가 가라앉은 지금은 정반대"라며 “기업들이 사무실을 두고 싶은 지역은 여전히 강남권이지만, 예전처럼 테헤란로 대로변을 고집하지 않고, 학동, 강남구청, 교대, 서초 등으로 범위가 넓어진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된 사무실을 선호한다는 것도 달라진 사무실 이전 트렌드로 파악됐다. 알스퀘어 프로모션을 신청한 기업 중 약 10%는 애초에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무실을 구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가성비 높은 사무실을 구하는 사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에서 자금 유치로 이어진 사례는 총 83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8% 감소했다. 지난 1월에 스타트업이 유치한 총 투자금액도 2579억원으로, 전년보다 84.3% 줄었다. 3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는 작년 1월 14건에서 지난 1월 1건으로 급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