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UN서 ‘인권문제’로 날선 공방..北 “문제제기 오만” 南 “국제사회 경청해야”
2023.03.05 11:28
수정 : 2023.03.05 11:28기사원문
방광혁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3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5일째 회의에서 오스트리아와 한국, 일본 등 국가의 대표들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지적한 것을 두고 “오만하고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방 차석대사는 “존재하지 않는 인권 문제를 날조한 것은 주권국에 대한 도발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오스트리아와 유럽연합(EU), 호주 등 어느 나라도 증오범죄, 인신매매·착취, 성폭력 등으로 얼룩져 있지 않은 나라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방 차석대사는 한국에 대해 “국가보안법과 기타 악법들을 통해 인신매매·착취와 강제노동, 북한 사람들에 대한 해외 납치 등을 벌이는 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수십 년 간 빚어진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겨냥하며 “일본은 과거 20만 여성을 성노예로 삼고도 이러한 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즉각 반론권을 행사했다.
윤성미 주 제네바 한국대사부 차석대사는 “작년 9월 발간된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책임을 규명하는 작업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했다.
윤 차석대사는 북한이 ‘해외 납치’라고 거론한 것에 대해 “탈북자들은 자발적으로 한국에 와서 보통 사람들처럼 정착한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차석대사는 “북한인권법은 국제사회의 우려에 근거해 열악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며 국가보안법은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 위협을 고려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차석대사는 “북한은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계속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라며 “핵·미사일에 집착하기보다 유엔 인권 메커니즘 등 국제사회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박 차석대사는 2차 반론권을 얻어 남한의 대북 전단 등으로 인해 북한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박 차석대사는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와 이를 용인하는 건 분명한 반인권 범죄로, 남한은 책임을 지고 행위자들을 처벌해야 하며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차석대사도 다시 반론권을 얻어 “북한의 터무니없는 발언은 간단히 말해 사실이 아니며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윤 차석대사는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을 전단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고 유감스럽다”며 “근거 없는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협력 제안에 호응해 주민 건강을 위해 책임 있는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